소비 침체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역성장 면했다

이강진 2023. 9. 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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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분기 GDP 0.6% 성장”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 유지
수출 0.9% 감소에 수입 3.7% 급감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줄어
한은 “수출 부진 완화 기대” 전망
中 경제리스크 등 불확실성 여전
실질 GNI, 교역조건 악화 0.7% ↓

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0.6% 성장하면서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민간소비 및 정부소비 등이 위축됐으나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덕택에 역성장을 면했다. 향후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국내·외 경제 불안 요인들이 남아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5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6%(잠정치)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25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뉴스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수출 부진 등으로 2년 반 만에 역성장(-0.3%)을 기록한 뒤 민간소비 증가 영향으로 올해 1분기(0.3%) 반등했고, 2분기까지 플러스 성장을 이어 갔다.

올해 2분기 역성장을 면한 데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 등이 줄어 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3.7% 급감했다. 이에 따라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의 기여도는 1분기 -0.2%포인트에서 2분기 1.4%포인트로 크게 개선됐다. 1.4%포인트만큼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는 2분기 들어 주춤했다. 2분기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줄면서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2.1% 줄었으며,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 등으로 0.8% 위축됐다.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2분기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0.1%포인트 끌어내렸다. 설비투자의 경우 운송장비가 줄었지만, 기계류가 늘어 전체적으로 0.5% 증가했다.

지난 7월 발표된 2분기 성장률 속보치와 비교했을 때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성장률은 각각 0.1%포인트, 0.5%포인트 더 낮아졌다. 반면 설비투자·수출·수입의 경우 각각 0.7%포인트, 0.9%포인트, 0.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속보치 추계 시 이용하지 못했던 6월 일부 실적치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성장 전망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자료를 봤을 때 앞으로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부장은 “국내 ‘펜트업 소비’(보복소비) 약화, 더딘 중국 경제 회복세,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의 하방 요인과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기 연착륙 등의 상방 요인이 모두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565조7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0.2% 감소했다. 명목 GNI는 우리 국민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명목 총소득을 뜻하는 용어로, 명목 GDP에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해 산출한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란 우리 국민이 국외에서 노동·자본 등의 생산요소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국외수취요소소득에서 국내의 외국인이 생산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발생한 국외지급요소소득을 차감한 수치다.

2분기 명목 GDP는 0.9% 상승했지만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분기 19조3000억원에서 2분기 13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어 전기 대비 명목 GNI가 감소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GNI(473조6000억원)도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14조9000억원→10조3000억원)이 줄고 실질무역손실(-32조2000억원→-34조원)이 확대되면서 0.7% 감소했다. 2분기 총저축률은 33.5%로 1분기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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