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 곡물협정 논의 ‘빈손’… 이면엔 ‘밀착관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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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4일(현지시간) 빈손으로 끝났다.
러시아와 밀착하며 서방의 반(反)러 단일대오에 균열을 내는 행보를 보였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어깃장을 놓던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돌연 찬성하고, 러시아에 항전하다 붙잡혀 포로 교환을 위해 튀르키예에 머물던 우크라이나 전투 부대 지휘관들의 귀환을 허용해 푸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점도 빈손 회담의 이유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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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요구사항 이행돼야 협정 복귀”
식량 무기화 전략 강화 입장 고수
다뉴브강 인근 항구까지 공격 확대
아프리카 곡물 수출 방안은 합의
에너지 협력도… 제재 무력화 우려
NYT “공개 안 한 합의 많을 수도”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4일(현지시간) 빈손으로 끝났다. 푸틴 대통령의 식량 무기화 전략이 견고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적 타협은 없었으나 두 정상은 여전한 밀착관계를 드러내며 서방의 경계감을 키웠다.
러시아와 밀착하며 서방의 반(反)러 단일대오에 균열을 내는 행보를 보였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어깃장을 놓던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돌연 찬성하고, 러시아에 항전하다 붙잡혀 포로 교환을 위해 튀르키예에 머물던 우크라이나 전투 부대 지휘관들의 귀환을 허용해 푸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점도 빈손 회담의 이유로 지목된다.
그러나 빈손 회담의 이면에서는 여전히 긴밀한 양국 관계가 포착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이날 러시아가 100만t가량의 곡물을 튀르키예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튀르키예가 이를 밀가루로 가공해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며 이 과정에 재정 보증인으로 참여하게 될 카타르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는 식량 무기화 전략이 우크라이나 곡물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의 기아를 심화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푸틴 대통령이 내놓은 유화책이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양국의 에너지 협력도 강화됐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 튀르키예에 자국산 가스 수출을 위한 허브를 설립하는 계획의 초안을 튀르키예에 제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아시아와 유럽, 중동을 연결하는 길목인 튀르키예에 가스 허브가 설립된다면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제재를 피해 수출되는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NYT는 이번 회담에 양국 중앙은행 총재와 국방장관 등이 동석한 점을 지적하며 양국이 공개하지 않은 더 많은 합의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기로 한 튀르키예가 양국 간 무역거래에서 루블화 결제 비중을 더욱 늘리는 방안과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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