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행정 능력 인정받은 이균용… 사건 처리 건수 비율은 ‘들쭉날쭉’ [법조 인앤아웃]

이종민 2023. 9. 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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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오로지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온 정통 법관으로, 주요 법원의 기관장을 거쳐 행정 능력도 검증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이 후보자가 대전고법원장 재직 기간 민·형사사건 장기미제율 및 미제분포지수는 다른 법원에 비해 상당히 우수하다"며 "통계에 비춰 보면 난이도 높은 장기미제 사건을 처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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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李 법원장 부임 후
민사사건 처리율 103%→79%
재임기간 중 다면평가 하위권
“장기미제사건 처리 노력 들여”

“32년간 오로지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온 정통 법관으로, 주요 법원의 기관장을 거쳐 행정 능력도 검증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이렇게 밝혔다. 윤 대통령이 후보자의 ‘행정 능력’을 강조한 데는 악화일로에 있는 재판 지연과 법관 이탈 등 현재 법원이 처한 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 후보자 역시 지명 이후 “충실하고 신속한 재판”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자의 법원장 시절 성적표는 어땠을까.

5일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원장으로 있던 서울남부지법은 2017년 한 해 7만2676건의 1심 민사본안사건을 접수하고 7만7590건을 처리했다. 접수건수 대비 처리건수 비율로 단순 계산하면 106.8%의 처리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같은 해 전국 1심 법원이 101.2%의 처리율을 기록한 것을 상회하는 수치다. 형사공판사건 처리율은 100.4%를 기록해 전체 1심 법원(101.5%)보다 다소 낮았다. 법원장 2년차인 2018년에는 민사사건 처리율(109.2%)이 전체 법원(97.9%)보다 11.3%포인트 높았다. 형사사건(96.7%)은 전체 평균(98.9%)을 밑돌았다.

이 후보자는 이듬해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자리를 옮겼다가 2021년 대전고법 원장으로 부임했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자 취임 이후 대전고법의 사건 처리율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2021년 민사사건의 처리율은 79.7%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국 고등법원 처리율(89.7%)보다 10.0%포인트나 낮다. 형사사건 역시 대전고법(95.4%)이 전체 고법 처리율(98.9%)을 하회했다.

직전 해인 2020년 대전고법은 민사사건 처리율(103.3%)을 기록, 전체 고법(91.3%)보다 높은 사건처리율을 기록한 바 있다. 형사사건 처리율(104.4%)도 전체(100.2%)를 웃돌았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이 후보자가 대전고법원장 재직 기간 민·형사사건 장기미제율 및 미제분포지수는 다른 법원에 비해 상당히 우수하다”며 “통계에 비춰 보면 난이도 높은 장기미제 사건을 처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고법 통계에 원외재판부 사건이 포함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공개한 법원 공무원의 ‘법원장 이상 다면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법원장 재임 중 8번에 걸친 평가에서 모두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기도 했다. 다만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장 역할을 열심히 할수록 노조평가 점수가 낮은 경향도 있어 이를 행정능력과 직결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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