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무기거래 땐 北 국방력 강화… 한반도 정세 ‘요동’ [김정은, 내주 방러 가능성]
北·러, 美 경고에도 ‘군사 밀착’ 가속
정치·외교 등 의제 테이블 오를
中과 함께 경제분야도 협력 가능성
한·미·일 상대로 연대 강화나설 듯
美 행정부, NYT 보도 사실상 인정
北·러 동향 면밀 감시·견제 메시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보도한 가운데 이것이 한반도 안보에 끼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북·러 간에 연합군사훈련 실시와 무기 거래 등 협력이 심화하는 경우 북한의 국방력 증가는 물론 한·미·일과 맞서는 북·중·러 경제권 형성이 우려된다.
4년 전 손 맞잡은 김정은·푸틴 미국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그리고 북·러 간 무기 거래 및 연합군사훈련 실시 가능성 등을 보도했다. 사진은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김 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 연대 활동을 위한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고 있다”며 “정권 수립 75주년(9·9절) 계기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 사절단 방북으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9, 10월에 북·중·러 3국은 각자 국내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9월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9월 10∼13일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9월 23일∼10월 8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이 그것이다. 또 10월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건 78주년, 10월 12일은 북·러 수교 75주년이다.
미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NYT 보도가 맞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미국이 북·러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러시아가 북한, 이란 등의 무기에 의존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음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미 국무부는 세계일보 질의에 대변인 명의의 답변에서 “미국의 제재와 수출 통제의 성공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과 같은 불량 정권에 의지하여 무기와 장비를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는 앞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추가 군수품을 획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NSC도 세계일보에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관한 언론 보도가 그의 실제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6∼2008년 주북 영국 대사를 지낸 존 에버라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경호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 입장에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이 알려지는 경우 모든 것을 그냥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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