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부터 이우환까지…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걸작 [2023 KIAF-프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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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하얀색으로 가득한 벽과 바닥, 그 한가운데 걸린 그림.
세계 유명 미술관부터 조그만 로컬 갤러리까지 대다수가 이런 전시라서다.
지금 서울 북촌 한옥에서 열리고 있는 리슨갤러리의 '타임 커브'(8월 31일~9월 10일)와 LVH의 '왓츠 업'(9월 5일~8일)이 바로 그런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LVH의 대표 로렌스 반 헤겐은 "현대 미술과 건축 사이의 독특한 대화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한옥은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장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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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H '왓츠 업', 9월 8일까지
리슨 '타임커브', 9월 10일까지
온통 하얀색으로 가득한 벽과 바닥, 그 한가운데 걸린 그림. 흔히 '미술 전시'라고 하면 이런 풍경을 떠올린다. 세계 유명 미술관부터 조그만 로컬 갤러리까지 대다수가 이런 전시라서다.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오직 작품에만 집중하게 만들려는 의도다.
하지만 때로는 자연의 정취 속에서 작품을 보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 서울 북촌 한옥에서 열리고 있는 리슨갤러리의 '타임 커브'(8월 31일~9월 10일)와 LVH의 '왓츠 업'(9월 5일~8일)이 바로 그런 전시다.
앤디 워홀부터 장 미셸 바스키아, 줄리언 오피, 아니쉬 카푸어까지. 국내 미술 최대 행사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를 맞아 총출동한 거장의 작품을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걸작
국내 최대 문화예술 포털 '아르떼'에 따르면 먼저 문을 연 건 삼청동 이음 더 플레이스에서 진행 중인 전시 '타임 커브'다. 영국의 유명 갤러리인 리슨갤러리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가들의 작품들로 한옥 전체를 꾸몄다. 이곳에선 그냥 지나칠 만한 것들이 없다.
우선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입구 천장에 붕 떠 있는 검은색 풍선이 관람객을 반긴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등 장난끼 넘치는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영국 개념미술가 라이언 갠더가 유리섬유로 만든 작품이다. 풍선을 지나 정원에 들어서면 영국이 낳은 세계적 현대미술가 줄리언 오피의 조각이, 그 옆에는 멕시코의 젊은 예술가 페드로 레예스가 만든 돌 작품이 놓여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북촌 한옥의 정취와 함께 걸작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프랑스 ‘국가대표’로 뽑힌 로르 프루보의 작품이 그렇다. 프루보는 한옥 정원과 북촌 풍경을 쫙 내려다보이는 공간에 기름으로 뒤덮힌 새 조형물을 전시했다. 루이즈 헤이워드 리슨갤러리 파트너는 “새가 언젠가 스스로를 정화해 푸르른 한옥의 정원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갤러리에서 7년 만의 국내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세계적인 조각가 애니시 커푸어의 신작인 '체리레드 스타더스트'를 볼 수 있다. 오묘한 붉은색이 감도는 거울 작품이 나무와 한지로 이뤄진 한옥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그 양 옆에는 커푸어가 런던에서 함께 미술을 공부했던 쉬라제 후쉬아리의 회화 '타임 커브'가 있다. 촘촘하고 미세한 연필 드로잉으로 숨결의 움직임을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다.
◆"건축과 미술의 독특한 대화"
이음 더 플레이스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엔 영국의 미술 컨설팅 업체 LVH의 전시 '왓츠 업'이 있다. LVH는 아트바젤, 베니스 비엔날레 등 굵직한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팝업전시를 연다.
이번 'KIAF-프리즈 서울' 개최를 맞아 선택한 전시장은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의 한옥 집이다. 전시를 기획한 LVH의 대표 로렌스 반 헤겐은 "현대 미술과 건축 사이의 독특한 대화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한옥은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장소"라고 했다.
한옥에 들어서면 워홀, 바스키아, 키스 해링 게르하르트 리히터, 이우환, 야요이 구사마, 나라 요시토모 등 일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동서양 거장 12인의 작품이 펼쳐진다. 헤겐은 "전시 제목인 '왓츠 업'처럼 지금 미술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을 골랐다"고 했다.
리슨갤러리 전시는 예약 없이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고, LVH 전시는 미리 예약해야 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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