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오싹”…해수욕장 앞 30년 된 유령 아파트
[앵커]
서해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대천 해수욕장을 가다 보면 허허벌판 위에 공사를 하다만 아파트 14채가 눈에 띕니다.
범죄에 악용되거나 사고가 날 수 있어 위험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30년 가까이 철거도 못 하고 있는데요.
조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자리 잡은 잿빛 건물.
콘크리트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건물 주변엔 잡초가 무성하고 녹슨 철근은 여기저기 삐져나와 위태로워 보입니다.
지난 1994년 15층짜리 아파트를 짓기 위해 민간 건설사가 첫 삽을 떴지만 IMF 외환위기에 부도가 나면서 건물 14동이 13층까지만 지어진 채로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30년 가까이 방치된 이 건물들 주변에는 안전시설이라곤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이 울타리 하나가 전부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의 흉물로 전락한 데다 볼 때마다 오싹한 모습 탓에 주민들 사이에선 눈엣가시입니다.
[박정종/충남 보령시 남포면 : "말로만 1년에 한 번씩 처리가 된다고 맨날 그런 소리만 들리지, 하질 않으니까 빨리 처리를 했으면..."]
한때 새 주인을 만나 공사가 재개되는 듯했지만 사업자 간 소송이 반복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보령시 관계자/음성변조 : "시공이 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안 되고 이것저것 다 안 되면, 저희가 철거할 수 있는 방향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고..."]
이렇게 공사가 중단된 채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은 전국에 280여 곳.
이런 건축물을 정비할 수 있는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집행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더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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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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