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22분기 연속 당기순익 1000억대… "위험자산 관리 노하우 통했죠"
2분기 영업익 2035억 전년比 2.3%↑
부동산 금융·'프라이싱' 전략 유효
재무건전성 대형증권사 중 '최상위'
부동산PF 줄이고 사회환원도 앞장
올해 증권가는 녹록치 않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 고금리 부담은 여전하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유동성 장세 둔화, 주가조작 사건 등 온갖 악재가 꼬리를 문다.
이런 환경에서도 메리츠증권이 올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탄탄한 체력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주가 조작의 도구로 활용됐던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한도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5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35억원, 1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와 1.9% 증가했다. 2018년 1분기 이후 22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차별화된 리스크관리 능력과 안정적인 이익창출 능력을 입증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기업금융(IB) 부문 수수료 및 이자수익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세일즈와 트레이딩(Sales&Trading) 부문에서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한 선제적인 한도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6조1666억원으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2%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10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순자본비율(NCR)은 2023년 6월말 기준 1994%로 전년 말 대비 310%p 대폭 상승했으며, 증권사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신용평가사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는 건전성 지표인 구 NCR(조정순자본비율)도 212.17%로 대형 증권사 중 최상위 수준이다.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부동산 시장 불황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시현한 것은 메리츠증권의 강점인 차별화된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 부동산 PF 비중 줄이고 기업 리파이낸싱 등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
메리츠증권은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좋은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외 대기업, 글로벌 사모펀드 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기반으로 인수금융, 담보대출 등 다양한 기업금융 딜을 성사시켰다.
그 결과 기업금융 조직에서 부동산 수익 비중은 2019년 약 84%에서 2022년 약 49%로 감소했고, 회사 전체 수익에서 부동산 수익 비중은 같은 기간 41%에서 21%로 줄어들었다.
최근 3년간 대표적인 사례로는 호주 광산 지분 거래 인수금융, 글로벌 사모펀드 KKR 인수금융 주선, 삼성중공업 드릴십 담보대출, 삼성전자·오스템임플란트 등 상장법인 대주주 담보대출 등 딜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메리츠증권은 다양한 경제적 환경에서 발생하는 금융 니즈에 맞춤 솔루션을 시의적절하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 롯데건설과 함께 진행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은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 극복과 부동산 PF 시장 안정화에 기여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시장 안정화의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폐기물 처리 및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와도 지난해부터 총 8000억원 규모 다양한 리파이낸싱 딜들을 협업하며 돈독한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입어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에 편향된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기업 리파이낸싱 최고 파트너로 자리매김 중이는 자평이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증권업은 경기 변동성에 민감한 사업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맞추어 자금 수요가 필요한 곳에 적시에 딜을 실행할 예정"이라며 "우리가 지양하는 부분은 모든 사업에 같은 비중의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투자 철학을 설명했다.
◇ 안전하고 합리적인 투자엔 '프라이싱' 전략 주효
메리츠증권이 진행하는 모든 딜은 '프라이싱(Pricing·가격정책)' 전략에 기반을 두고 있다.
'프라이싱'은 메리츠금융그룹의 경영철학이자 모든 의사결정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메리츠증권은 '프라이싱'을 통해 시장가격과 손익분기점(BEP)을 비교한 후 시장 진입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찾아 정밀분석하고, 시장가격이 BEP보다 낮은 영역에는 진입하지 않는다. 반대로 시장에 소수의 증권사가 서비스 중인 상품일지라도 시장가격이 BEP보다 충분히 높다면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워 과감하게 진입한다.
위와 같은 과정으로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가격이 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면, 메리츠증권은 새로운 이익을 남기고 소비자는 더 낮은 가격에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되어 자원의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 시장 안정화로도 연결된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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