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첫날 ‘대통령 탄핵’ 꺼낸 설훈…與野 고성 난무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인 설훈 의원이 5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고, 이는 대통령의 ‘직권남용’으로 탄핵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발언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야당의 고성이 이어지자, 국회의장이 직접 나서 여야 의원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날 설훈 의원은 '대통령 탄핵' 과 관련 발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뉴스1

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 첫 번째 질의자로 연단에 섰다. 그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채 상병 사건 수사의 외압 의혹을 집중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은 대통령이 법 위반을 하고 직권남용한 게 분명하다고 본다”며 “탄핵 소지가 분명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해임되고 ‘집단 항명 수괴’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일련의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탄핵’ 발언이 나왔다. 설 의원은 “정부는 (방류에)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라며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은 물론이고 ‘탄핵하자’고 나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무슨 말이냐” “탄핵 발언 취소하라” “말조심하라” 등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한 총리도 “(정부가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설 의원은 탄핵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야 간 고성과 설전이 계속되자,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섰다. 김진표 의장은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 않다”며 “의회민주주의 실천의 장(場)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여야 의원은 발언하는 사람들의 말을 국민이 못 듣게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