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푸틴 만나러 러시아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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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오는 9월 중순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에 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9월4일)가 미국 고위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김정은과 푸틴이 오는 9월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러시아 정부가 시베리아 개발을 목적으로 매년 개최하는 국제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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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오는 9월 중순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에 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9월4일)가 미국 고위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사람은 주로 양국 간 군사협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데, 핵심 의제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공급이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를 둘러싼 협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푸틴이 북한에 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이다. 김정은은 러시아로부터 인공위성 및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제공받고 싶어 한다. 북한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술적 결함을 개선하고, 바다에서 한국과 그 우방국들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방러) 움직임은, 지난 7월27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의 ‘전승절(북한이 1950년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기념하는)’ 70주년 행사 참석차 3일간의 일정으로 방북했을 때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쇼이구는 김정은과 함께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중화기들을 선보인 ‘무장장비 전시회 2023’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이 푸틴의 방북을 요청하고, 쇼이구는 김정은의 방러를 맞제안했던 것으로, 미국 관리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 국방장관의 북한 방문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처음이었다.
이 행사엔 중국의 리홍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도 참석해 김정은에게 시진핑 주석이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다.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미사일, 핵잠수함 기술
미국 측이 김정은의 방러 관련 조짐을 구체적으로 발견한 것은 최근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말, 북한 관리들이 평양에서 기차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이 관리들 중엔 북한 지도자들의 외국 방문 때 보안을 점검하는 요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김정은과 푸틴이 오는 9월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러시아 정부가 시베리아 개발을 목적으로 매년 개최하는 국제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9월9일 북한 정권 수립 기념행사를 마친 뒤 장갑 열차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 발사장을 방문했다가 모스크바로 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애드리언 왓슨은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낸 성명서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라며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 약속을 준수하”라고, 북한 측에 촉구했다.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전략은 북한, 중국, 이란 등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차단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미국 측은 러시아와 다른 나라 사이의 무기 거래를 모니터링하면서, 거래 가능성이 보일 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북한, 중국, 이란 등이 러시아에 대한 군수품 전달을 중단하거나 강도 높은 화력의 무기를 보내지 못했다고 믿는다.
〈뉴욕타임스〉의 9월4일 보도 역시 같은 종류의 경고일 수 있다. 북한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낸 존 애버하드는 영국 BBC(9월5일)에 김정은의 방러가 실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개인적 안전에 편집증적으로 집착한다. 자신의 동선을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푸틴을 만나러 블라디보스토크에 간다는 사실이 공개되어버렸으니, 김정은이 전체 일정을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종태 기자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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