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발칵 뒤집은 사진 한장…박열·후미코의 '22년2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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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었다면 22년 2개월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을 것 같습니까. 이 질문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제목을 지었습니다."
다미로 작가는 5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나였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게 된다. 만약 30분이 남았고 연인이자 동지였던 이와 뭘하고 싶냐고 질문했을 때, 책 한 권을 들고 있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은 제게 비현실적이었다. 이 작품의 궁금증이 거기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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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당신이었다면 22년 2개월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을 것 같습니까. 이 질문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제목을 지었습니다."
뮤지컬 '22년 2개월'의 극작 및 작곡을 맡은 다미로 작가 겸 음악감독이 제목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1일 초연의 막을 올린 이 작품은 조선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박열과 그의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사랑과 신념의 이야기를 그린다. 22년 2개월은 박열의 투옥 기간이자, 헤어졌던 박열과 가네코가 다시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7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온 작품은 사진 한 장에서 출발했다. 1926년 일본 천왕을 암살하려던 화제의 대역 범죄자 둘의 옥중 사진이 유출되면서 일본 전체가 발칵 뒤집힌다. 너무나 평온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와 그에게 기대어 책을 읽는 여자,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이었다.
다미로 작가는 5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나였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게 된다. 만약 30분이 남았고 연인이자 동지였던 이와 뭘하고 싶냐고 질문했을 때, 책 한 권을 들고 있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은 제게 비현실적이었다. 이 작품의 궁금증이 거기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극은 죽음 앞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았던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그리고 이들을 지키고자 했던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츠지와 일본인 검사 다테마스 가이세이 네 사람의 젊음과 우정을 다룬다.
다미로 작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며 "옥중 수기를 읽고 이들도 독립운동가 이전에 21살, 22살의 청년들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밝혔다.
"문경의 박열 열사 기념관에서 가네코 후미코 무덤 앞의 첫 문장을 보고 대본을 다시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의 무릎에 누워서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 걸 제일 좋아했다'는 글이었죠. 역사적 기록을 그대로 나열하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했어요. 독립운동가라는 수식이 먼저 나오지만, 이들도 사랑하며 살아간 20대의 청년들이었죠. 이 공연을 보고 이들의 관계가 더 집중되고 관심 받기를 바랐어요."
실존 인물인 만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극적 상상력을 더했다. 다미로 작가는 "공연 시작 전 모든 독립운동가들에게 존중과 감사함을 전하며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가미한 작품이라고 밝힌다"며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책이 우연히 바뀌며 일어나는 해프닝이나 후세 다츠지 변호사와 가네코 후미코가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이였다는 등의 내용이 상상을 통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독립운동가 박열 역은 유승현과 양지원, 이재환이 연기한다. 박열의 이념적 동지이자 평생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은 최수진과 강혜인, 홍나현이 맡았다. 변호사 후세 다츠지 역에는 유성재와 안창용, 재판을 담당하는 예비판사 다테마스 가이세이 역에는 정호준과 이현재가 나선다.
유승현은 "영화 '박열'도 봤지만, 그 작품과는 다르다. 실존 인물이기에 책도 많이 찾아봤다. 박열은 강하고 당찬 독립투사로 활동했지만, 순수했던 청년을 그리고 싶었다"며 "실제 문헌을 보면 그가 조선의 계급사회를 부정하고 인간 누구나 행복할 권리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재판에서의 투쟁적인 모습도 보이지만 섬세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박열로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최수진은 "외국 국적이지만 조선과 맞닿아 있는 인물이고 좀더 숭고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22살의 풋풋함과 박열이라는 남자를 만나 보이는 한 여자의 모습도 담았다"며 "본인의 생각과 사상이 뚜렷한 인물이어서 공연 준비를 하며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공연은 오는 11월5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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