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불륜 오해한 남편, 우산으로 애먼 사람 눈 찔렀다...처벌은

법원 로고. /조선DB

자신의 아내와 불륜 관계로 오해하고 50대 남성의 눈 부위를 우산으로 찔러 다치게 한 50대 남편이 간신히 실형을 면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최치봉)은 특수상해,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회봉사 160시간과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8일 오후 7시20분쯤 경기 구리시 한 주차장에서 자신의 아내가 피해자 B(53)씨와 대화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불륜관계라고 오해해, 길이 약 40㎝의 접이식 우산으로 B씨의 목과 머리 등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가 쓰러진 이후에도 B씨의 목을 발로 밟고 우산으로 눈 부위를 찌르고 누르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이 일로 B씨는 뇌진탕과 함께 이마 부위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는 등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A씨는 해당 사건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던 중 음주운전을 해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2%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고 한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접이식 우산은 위험한 물건이 아니고 상해를 입힌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며 특수상해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우산은 피해자 입장에서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물건이고, 당시 피해자가 상당량의 피가 흐른 점을 볼 때 피해 사실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위험한 물건으로 피해자를 가격해 상해를 입힌 데다 관련 수사가 진행 중임에도 음주운전까지 저질렀다.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금고형 이상의 처벌전력이 없는 점, 2005년 이후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감안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