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하청 근로자 산업재해… 대법 "원청업체 보험 대상"

조윤주 2023. 9. 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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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재하청 업체의 근로자가 사고를 당했더라도 원청업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반면 보험사 측은 이 사건 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닌 자재납품계약에 불과하고 A씨는 하청업체 근로자가 아니라 보험계약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직접계약한 하청업체가 아닌 경우 근로자재해 보상책임 보험의 보장 범위가 어디인지가 쟁점으로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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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중 사고 당해 하반신 마비
"원청, 재하청 관계 미리 알았다"

원청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재하청 업체의 근로자가 사고를 당했더라도 원청업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가 B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B보험사는 전기통신공사업을 한 업체와 근로자 재해 보상 책임보험 계약을 맺었다. 양측이 맺은 보험계약은 '보험사는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되, 원·하청업체에 속한 근로자에게 생긴 손해에 관해서도 보상한다'는 특약이 포함됐다.

이 업체는 C사와 하청계약을 맺고 전기 배전 업무를 맡겼는데 C사는 전기 배전 업무 중 일부를 다시 인력용역회사(재하청업체)에 맡겼다. A씨는 재하청 업체인 인력용역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로 2014년 2월 공사현장에서 무게 800kg 가량의 배전반을 운반·설치하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A씨는 자신이 하청업체 근로자인 만큼 보험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된다며 B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반면 보험사 측은 이 사건 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닌 자재납품계약에 불과하고 A씨는 하청업체 근로자가 아니라 보험계약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직접계약한 하청업체가 아닌 경우 근로자재해 보상책임 보험의 보장 범위가 어디인지가 쟁점으로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A씨가 하청업체 직원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A씨 손을 들었지만, 2심은 "하청업체 C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실질적인 피고용자가 아니다"라며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이 사건 근로자재해보상책임보험계약상 담보대상이 되는 피보험자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 2심 판단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배전반 운반·설치 작업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담보사업에 해당하고 A씨 역시 각 각 수행한 작업의 내용, 실질적 지위 등을 볼 때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공동피보험자 및 담보대상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원청과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C사가 배전반을 운반·설치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작업을 같이 할 전문업체를 구해 설치 작업까지 마쳐달라'고 요구하는 등 원청업체가 재하청 관계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실제로 원청과 하청업체 C사가 맺은 계약 견적서에 '도비(운반·설치) 용역 포함'이라고 기재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근로자재해보상책임보험계약상 피보험자와 관련한 보험증권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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