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째 단식' 이재명 찾은 김진표 "법안 계속 단독 처리, 옳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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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단식 6일차를 이어가고 있다. 2023.9.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진표 국회의장이 단식 6일 차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법안의 단독 처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여야가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5일 오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면담했다. 김 의장은 "국회가 순리대로 못 가게 해서 이 대표님이 여기 앉아있는 것 같아 제게도 책임이 있다"며 이 대표의 안부를 물었다.

이 대표는 "더운 거야 견디면 되는데 미래도 암울하고 정치가 사라지는 것 같다"며 "대화하고 상대를 인정해야 하는데 완전히 제거하려한다"고 했다. 또한 이 대표는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와서 도발하는데 한번 제지해주시면 어떨까"라며 "달려드는 것을 넘어 며칠 전부터는 아예 도발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김 의장은 "그 말씀은 일리가 있어 오늘 한 마디 하려고 한다"고 했다. 실제 김 의장은 이후 진행된 대정부질문 시작 전 "질의할 때 최대한 예의를 갖춰주고 동료 의원이 질의할 때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국무위원의 답변이나 동료의원 질의에 설사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평가는 국민이 하는 만큼 경청하는 모습 보여줄 것을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발언했다.

다만 김 의장은 민주당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벌써 두 번이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통과시켰고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며 "대통령 거부권이 사전 예고된 것이 분명한 사항에 대해 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계속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이나 민주당을 위해서도 옳은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민주당은 야당이지만 동시에 국회 제1당이자 압도적 1당"이라며 "여당이 대안을 내놓았다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10개 중 6개 만이라도 살릴 수 있고 국민 70~80%가 그만하면 됐다고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어떤 것이든지 일방처리하기 전에 조정을 해보려고 노력하는데 민주당에서도 좀 같이 협력해달라"며 "반복적으로 일방처리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도, 야도, 대통령도 전부 피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이 끝나면 좋겠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단식농성 6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전해철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9.05.

한편 6일 차에 접어든 이 대표의 단식을 두고 당 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이날 이 대표의 농성장에 방문한 친문(친문재인)계 중진인 전해철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여러가지 무도함, 무능함을 국민분들께 알리는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저희도 늘 함께한다. 이 대표께서도 건강 잘 챙기시고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좀 더 의연하고 효율적으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인터뷰에서 단식 목적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에는 두루뭉술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이슈가 오염수 방류도 있고 역사전쟁도 있고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도 있고 이렇게 세 가지 이슈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단식 들어가니까 핵심 지지층들은 굉장히 결집하는데 외연 확장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이 대표께 감히 말씀드린다. 이제는 단식을 멈추어 달라"고 촉구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