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뺨 때렸다" 화웨이 7나노, 누구냐 넌
최신 반도체 칩 확인돼
美 철벽제재 뚫었나
첨단기술 흉내만 냈나
업계 충격 속 진실게임
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미·중 양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중국이 미국의 집중 견제를 뚫고 '반도체 굴기'를 이어가고 있는지를 놓고 진실게임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앞서 대만 TSMC 등이 첨단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는 것을 막았다. 그럼에도 중국이 자체적으로 7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공정으로 첨단 반도체 칩을 양산한 게 사실이라면 미국의 견제 전략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당사자인 화웨이가 구체적 사양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어 해외 언론들 보도로만 '메이트 60 프로'의 스펙을 짐작하는 상황이다. 중국 국영 매체들은 "미국의 압박에도 기술 개발로 한계를 돌파했다"며 일제히 '애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미·중 간 신경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신제품을 공식 출시하면서다. 화웨이는 이례적으로 어떤 프로세서가 쓰였고, 몇 세대 이동통신에 사용 가능한지 등 핵심 특징을 공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양은 중국 관영 매체 보도에서 먼저 언급됐다. 관영 중국중앙(CC)TV 산하 영어방송 채널인 CGTN은 "메이트 60 프로가 2019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처음으로 '최상위급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 SMIC(중신궈지)가 메이트 60 프로에 쓰인 반도체를 생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미국 언론들은 앞다퉈 보도 경쟁에 열을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일 "메이트 60 프로에는 중국이 자체 생산한 7나노 공정 반도체가 사용됐다"며 "이건 첨단 반도체 수입 및 생산을 막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분야에서의 진보를 늦추려는 미국의 의도가 먹히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WP는 SMIC가 메이트 60 프로용 칩을 생산하는 데 적용했다는 '7나노' 공정의 경우 2018년 출시된 애플 아이폰에 들어간 칩에 쓰인 기술과 동급이며, 대만 TSMC가 제조 중인 최신 아이폰용 칩에는 현재 '4나노' 공정이 쓰인다고 지적했다.
中 "삼성·SK하이닉스 맞대결"
미국 제재가 중국의 핵심 기술 발전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되자 미국 언론들은 구체적인 반도체 사양 파악에 나섰다.
이어 블룸버그는 반도체 전문 분석기관 테크인사이츠가 '메이트 60 프로'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라며 "화웨이 스마트폰은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이 반도체 부문에서 돌파구를 마련했음을 보여준다"고 4일 보도했다.
테크인사이츠의 분석 결과 화웨이는 이 최신 스마트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와 함께 7나노미터 프로세서를 구축했다. 이 스마트폰은 SMIC가 중국에서 제조한 신형 칩 '기린 9000s(Kirin 9000s)'로 구동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잇단 보도에 위탁생산을 맡은 SMIC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7나노 반도체' 호재에 SMIC 주가는 4일 홍콩 증시에서 10.9% 폭등해 21.85달러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SMIC 주가는 상하이 증시에서도 6%가 넘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5일 하루 만에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장중 5% 넘게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주가 약세는 7나노 반도체의 기술 수준, 대량 양산 가능 여부 등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매체에서는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을 계기로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충분히 맞대결할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5일 "화웨이는 삼성전자나 TSMC와 다르다"며 "화웨이뿐 아니라 중국의 모든 주요 산업이 미국의 규제 효과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와 TSMC, 퀄컴 등 기업이 모두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핵심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논평을 냈다.
한편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7나노 반도체와 관련해 시각이 엇갈린다. 우선 극자외선노광장비(EUV) 없이 7㎚ 반도체를 생산한 것은 중국 내부에서도 기술의 진보가 있었다는 시각이다.
이 반도체는 군사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만큼 미국 내부에서는 미국의 대중 제재가 통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첨단 수준의 반도체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삼성전자는 7㎚ 반도체를 2018년 양산했고, 현재 3㎚ 공정을 양산 중이다.
[나현준 기자 / 최승진 기자 / 강민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회의 중 재떨이 던진 사장…그날 밤엔 “돈 줄테니 사직서 써라” - 매일경제
- “그것만은 비밀로 해줄게”…이다영, 김연경과 팔베개 셀카, 무슨 의미? - 매일경제
- 주차장서 롤스로이스 ‘쿵’...“괜찮다”는 피해 차주의 정체 - 매일경제
- 0세 70만원→100만원…내년부터 ‘부모급여’ 더 많이 받는다 - 매일경제
- “성관계는 좋은것, 많이 해봐야”…수업 중 상습 발언한 50대 교사 - 매일경제
- “저희가 배울 때는”…‘홍범도 논란’ 질문에 유명 일타강사 답변 - 매일경제
- “불이야” 소리에 150m 내달린 중3 소년, 그가 손에 든 것은 - 매일경제
- 적반하장 윤미향 “조총련은 어디에나 있다…난 헌화만 했을뿐” - 매일경제
- 5년전 바람핀 남자와 또 바람난 아내…위자료 재청구 가능할까 - 매일경제
- 황인범, 세르비아 명문 즈베즈다 이적 “亞 최고 선수 온다” [오피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