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뉴스타파·MBC 직격 …"정치공작 가짜뉴스 스피커"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이호준(lee.hojoon@mk.co.kr),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3. 9. 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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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3일전 …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5개월여만에 보도
與 "가짜뉴스 배후는 이재명
철저한 수사로 진실 밝혀야"
방심위, 긴급 심의안건 상정
뉴스타파 홈피에 사과공지
"저열한 정치공세 맞설것"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에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기사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출신 신학림 씨가 등장해 "윤석열 검사가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수사선상에서 빼줬다는 이야기를 김만배 씨로부터 들었다"고 폭로했다. 김씨가 신씨에게 "조씨가 검찰에 조사받으러 갔더니 윤 검사가 나와서 직접 커피를 타주고 몇 가지 묻더니 그 사건이 없어졌다더라"고 말한 녹취도 담겼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조씨는 2021년 11월 검찰에서 "윤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검찰에서 만난 검사는 박 모 검사뿐이었다"고 진술했다.

신씨와 김씨가 이 같은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2021년 9월 15일로 밝혀졌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이 내용을 보도한 것은 5개월여가 지난 대선 직전이었다. 여권에서 인터뷰가 의도적·계획적으로 나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더구나 김씨는 신씨와 이 인터뷰를 한 직후 3권의 책값 명목으로 신씨에게 1억6500만원을 건넸다는 점도 드러났다. 김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신씨에게 돈을 주고 기획성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이 일 수 있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인 5일 오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실로 급히 내려와 이 사안을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이라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을 "김대업 정치공작, 기양건설 로비 가짜 폭로 등의 계보를 잇는 2022년 대선의 최대 정치공작 사건"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허위 인터뷰를 확인하지 않고 내보낸 언론사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조작 인터뷰를 4개나 아이템으로 할애한 방송사 등 집중적으로 가짜뉴스를 실어나른 언론매체들이 있었다"면서 "기획된 정치공작에 대형 스피커 역할이 결과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뉴스타파 보도를 받아 집중 보도한 곳은 MBC다. 여타 진보 성향 매체들도 줄줄이 받아썼다. 대통령실은 "보도를 위해서는 충분한 확인과 검증 과정을 거치고 공익적 목적으로 보도 가치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기자님들이 다 아시는 언론의 정도이자 상식"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해당 인터뷰의 배후를 밝혀낼 것을 수사당국에 촉구하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를 지목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제는 이 거짓 인터뷰가 나오기 전부터 이재명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들먹이며 '윤석열 대장동 몸통설'을 주장하고 이슈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정치공작의 배후를 밝히고 공모한 자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뉴스타파 보도 직후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타파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하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썼다.

대통령실의 강경 대응 방침이 전해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 의혹'에 대한 민원을 긴급 심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앞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가짜뉴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대범죄 행위, 즉 국기문란 행위"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투명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짜뉴스 유포나 선거공작이 흐지부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니까 정치·경제적으로 남는 장사가 되고 반복된다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투명하게 수사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희대의 대선 조작극이 다행스럽게 실패로 끝났지만, 이것을 실패라 해서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신씨가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은 데 대해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지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김씨와 신씨의 금전 거래를 빌미 삼아 해당 보도가 완전한 허위였다거나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라도 있었다는 양 몰아가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정치공세와 검찰의 폭력적 탄압에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인혜 기자 / 이호준 기자 /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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