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인도와 수교 50주년 … K제조 거점 넘어 방산·우주 협력
◆ 尹대통령 순방 ◆
윤석열 대통령이 5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순차적으로 방문하는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전진기지로 부상한 국가들이다.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서 이른바 '중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두 나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버금가는 내수시장을 가진 나라들로 꼽힌다. 풍부한 노동력과 함께 첨단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두 나라는 올해 나란히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먼저 윤 대통령이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달 8일까지 방문하는 인도네시아는 전기차와 2차전지 공급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로 꼽힌다. 정부와 국영기업 주도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채굴·제련부터 음극재, 전구체, 배터리셀, 배터리팩 등의 생산과 배터리 유통·재활용까지 공급망을 빠르게 갖춰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공급망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배터리 제조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이 광물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할 경우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어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이 보다 안정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포스코 등 국내 주요 전기차·배터리 기업들도 일찌감치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에 설립한 공장을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도 짓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할마헤라섬 웨다베이 공단에 니켈 제련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바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지난 5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매경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네시아의 원자재가 결합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맞서 글로벌 전기차 산업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며 "양국 간 협력 강화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EU가 내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기 용이해진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9~10일 방문하는 인도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인도는 2021년 기준 차량 440만대를 제조하며 중국(2600만대), 미국(916만대), 일본(800만대)에 이어 세계 4위 생산량을 자랑한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인도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인도법인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첸나이 공장 생산능력을 75만대에서 82만대로 높였다.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러한 추세라면 내년 3월에는 인도가 중국을 앞지르고 현대차의 제1 해외 생산거점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인도 공장 누적 생산량이 중국보다 많아지는 건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기아는 2017년 인도법인을 세우고 2019년부터 아난타푸르 공장 가동을 본격화했다.
수출에서도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인도 수출액은 189억달러로 2018년(156억달러)과 비교해 21.1% 급증했다. 대인도네시아 수출액도 같은 기간 88억달러에서 102억달러로 15.9% 늘었다. 올해 1~7월 수출액은 각각 101억달러, 55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국가별 주요 수출 품목을 보면 인도는 반도체(23억달러), 철강판(23억달러), 합성수지(16억달러), 자동차부품(11억달러) 등이 많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석유제품(18억달러), 철강판·합성수지(각각 8억달러), 반도체(5억달러)의 비중이 컸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인도·인도네시아 간 방산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방산 수출국이고, 인도는 세계적인 무기 수입국으로서 국내 기업들이 꼭 진출해야 할 시장으로 꼽힌다.
[송광섭 기자 / 이진한 기자 / 이유섭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회의 중 재떨이 던진 사장…그날 밤엔 “돈 줄테니 사직서 써라” - 매일경제
- “그것만은 비밀로 해줄게”…이다영, 김연경과 팔베개 셀카, 무슨 의미? - 매일경제
- 주차장서 롤스로이스 ‘쿵’...“괜찮다”는 피해 차주의 정체 - 매일경제
- 0세 70만원→100만원…내년부터 ‘부모급여’ 더 많이 받는다 - 매일경제
- “성관계는 좋은것, 많이 해봐야”…수업 중 상습 발언한 50대 교사 - 매일경제
- “저희가 배울 때는”…‘홍범도 논란’ 질문에 유명 일타강사 답변 - 매일경제
- “아들, 올해는 굴비 사오지 마렴”…인기 명절선물 1위는 ‘이것’ - 매일경제
- 힘 빠지는 K배터리 … 점유율 25% 아래로 - 매일경제
- “불이야” 소리에 150m 내달린 중3 소년, 그가 손에 든 것은 - 매일경제
- 황인범, 세르비아 명문 즈베즈다 이적 “亞 최고 선수 온다” [오피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