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달리던 택시에 불…"소화기!" 외치며 뛰어든 어린이집 교사

어린이집 교사가 도로를 달리던 중 불이 난 택시의 초기 진화에 나서 대형 사고를 막은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당시 LPG 차량이었던 택시가 폭발할 가능성을 우려해 대부분 겁에 질려 대피하는 분위기였음에도, 이 교사는 "소화기를 빌려달라"며 목청을 높여 화재 진압에 힘썼습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에서 아이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낸 뒤 통학버스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돌아가던 교사 변지원씨는 불이 난 택시를 목격했습니다.

불이 붙은 채 주행하던 택시는 자욱한 연기를 뿜으며 50ｍ가량을 더 달린 뒤에야 길가에 멈춰 섰습니다.

이 광경을 목격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변 씨는 통학버스를 세운 뒤 버스 안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택시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변 씨는 자욱한 연기를 마시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화기 1개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불길은 점점 거세지는 와중에, 더욱이 택시가 LPG 차량이었던 탓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폭발할 것 같다"고 소리치며 대피하는 분위기였지만 변 씨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도로 가운데 서서 "소화기 있는 사람 좀 빌려주세요. 택시에 불이 났어요"라고 목청을 다해 외치며 주변 상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상인들이 하나둘 나와 변 씨에게 소화기를 건넸고, 소화기 여러 개를 사용해 불길을 잡던 중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습니다.

이번 화재는 기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초기 대응에 나선 변 씨와 주변 상인들이 힘을 모아준 덕분에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 안전교육을 통해 소화기 사용법을 숙지했지만, 실제로 소화기를 써 본 것은 처음"이라던 변 씨는 "소화기를 7개 정도는 쓴 것 같다. 직접 연기를 마시면서 불을 끄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신송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