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유니콘 보안 기업 '0'…정부 "'K-시장' 2배 키운다"(종합)
1300억원 사이버 보안 펀드 육성…해외 진출 지원
(서울=뉴스1) 오현주 김기성 기자 = 정부가 2027년까지 국내 보안 시장을 2배 규모로 키운다. 국내 첫 보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도 나오길 기대한다. 향후 4년간 1300억원 수준의 사이버 보안 펀드를 만들고 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NW) 정책실장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정보보호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최근 디지털 전환(DX)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가상서버) 등 신기술을 겨냥한 사이버 위협이 잇따르면서 시장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2026년까지 글로벌 보안 시장이 연평균 8.5%씩 성장할 것으로 본다.
장밋빛 전망에도 국내 정보보호시장은 16조원대 규모다. 전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수익 구조도 내수 위주라 국내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하다. 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안산업 매출(5조6171억원) 중 수출(1552억원) 비중은 2.8%였다. 정부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 30조원대 규모로 키우겠다고 나선 배경이다.
◇4년간 정보보호산업에 1.1조 투자…보안 펀드로 '韓유니콘 기업' 만든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4년간 정보보호산업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중 1300억원은 사이버 보안 펀드 조성에 쓰인다. 홍진배 실장은 "(펀드는) 내년부터 정부 예산 약 200억과 (민간에서 추가로) 매칭을 해 400억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펀드 자금 과반을 스타트업 지원과 기업 간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확장(스케일업)에 쓰도록 유도한다.
인공지능(AI)·제로트러스트(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뜻) 같은 최신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보안 제품을 잘 만들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중소·중견 보안 기업이 회사를 합쳐 통합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돕는다.
정부는 펀드를 통해 국내 보안 유니콘 기업이 최소 1곳 이상 나오길 기대한다. 과기정통부 측은 "글로벌 유니콘 중 사이버 보안 분야는 3번째로 높은 증가세"라면서도 "한국은 여전히 보안 유니콘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유니콘 보안 기업이 2019년 13곳에서 올해 58곳까지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단 한 곳도 배출하지 못했다.
◇기업들 모인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 추진…성장성 높은 중동·동남아 공략
국내 유니콘 기업 탄생을 위한 정부의 해외 진출 전략은 크게 3가지다.
혁신 통합 솔루션·서비스 개발을 위한 민간 주도형 전략적 협업 추진연대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민간이 공동·협업형 통합보안 사업화 모델과 표준화 확보를 주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 애로 해소와 판로·투자는 물론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한다.
해외에선 시장 성장성이 높은 중동과 동남아를 겨냥한다. 민관 협력형 '시큐리티 팀 코리아'를 구성해 중동·동남아 공공조달 사업 프로젝트 수주에 도전한다. 중동 거점을 오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재편하고, 베트남 거점도 새로 만든다.
해외 진출 전진기지 개념으로 'K-시큐리티 클러스터 벨트'도 조성한다. 해당 벨트는 △보안 스타트업 육성(판교) △지역 보안산업 강화(부산·울산·경남) △글로벌 시큐리티 클러스터(송파)로 구성됐다.
보안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물리 보안도 놓칠 수 없다. 정부는 국내 기술을 적용해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구체적으로 국내 폐쇄회로(CC)TV 반도체칩(SoC) 적용 기업을 4배(10곳→40곳)로 늘리고 한국형 무인점포 구현을 추진한다.
정은수 과기정통부 정보보호산업과 과장은 "아마존고(아마존 무인 식료품점) 등은 카메라 기술로 하지만 우리는 라이더(LiDAR) 등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한국형 무인점포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미국산 칩을 쓰지 않고 국산 칩을 이용한 CCTV를 개발하고 있다"며 "내년 2세대 칩은 더 좋은 공정을 거쳤기에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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