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인선 앞두고…포스코 지분율 크게 낮춘 국민연금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2023. 9.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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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118만주 장내매각
지분율 9.1%서 7.7%로
주요 안건에 적극 입장 표명해 온
국민연금의 영향력 약화 가운데
올 연말 회장 선임 과정 주목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두달 여 뒤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연금이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면서 역대 회장 선임 과정마다 국민연금 측 입장에 관심이 모아졌다.

국민연금공단이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의결권 행사에 정부 측 입장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적잖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해 온 국민연금의 이번 지분 매각은 회장 선임을 앞두고 스스로 그 힘을 줄인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5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포스코홀딩스 주식 118만주를 장내 매각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포스코홀딩스 지분율은 9.11%에서 7.72%로 1.39%포인트 내려갔다.

국민연금의 포스코홀딩스 지분 보유 현황은 최정우 회장이 연임에 나섰던 2020년 하반기와 차이가 크다. 회장 선임 의결기구인 회장추천위원회가 결성됐던 2020년 말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75%에 이르렀다.

최 회장 연임 당시와 비교하면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4%포인트 가량 낮아진 것이다. 국민연금의 최근 지분매각은 주가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2007년 1월부터 16년 간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임 절차 개시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크게 줄이면서 포스코 회장 선임 때마다 논란이 됐던 정부 입김도 자연스럽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블랙록, 뱅가드, 피델리티 등 해외투자기관과 해외 연기금·국부펀드 등이 주요 투자자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이뤄내고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그룹 새 먹거리로 육성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측면이 있다”면서 “상당수 해외기관 투자자들은 최 회장에게 우호적인 입장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이날 국내 260여개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재임 기간 중 기업의 시가총액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CEO가 최 회장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6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CEO 393명의 재임 기간(취임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시총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라 재계에선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인데, 포스코는 오는 11월 CEO 승계 카운슬을 구성해 후보군 발굴에 나서게 된다. 이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 자격 심사를 진행한 뒤 이사회에서 단수 후보를 확정하고,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회장 선임을 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국민연금은 최근 투자기업들의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3월 신한지주 주총에선 진옥동 회장 내정자 선임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지난 2월에는 구현모 KT 당시 대표의 연임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구 전 대표의 연임 포기를 이끌어냈다.

다만 국민연금의 지분율 축소가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그룹 안팎에선 “최 회장이 사상 처음 재임 임기를 명예롭게 마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재계에서는 기업과 학계의 2차전지 전문가들이 차기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정관에선 CEO 후보 기본 요건으로 ‘포스코그룹의 CEO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거친자’ 또는 ‘포스코그룹 계열사에 준하는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진을 역임한 자’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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