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덕에 … 中企 대만 수출 껑충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9. 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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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관·배송 등 납품사 판로 지원
中企 대만 수출액 3년새 급성장
차음료 제조 티젠 연매출 4배↑
화장품·여성화·쌀과자도 인기

기능성 차(茶)음료 전문기업 티젠이 최근 대만 수출이 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티젠은 전남 해남에서 유기농 다원(茶園)을 운영하며 수확한 찻잎으로 콤부차 등을 생산한다. 티젠은 2019년 쿠팡에 입점했을 당시 연간 매출이 5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2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는 쿠팡이 지난해 대만에서 로켓직구와 로켓배송을 시작한 뒤 판로가 뚫리며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김병희 티젠 대표는 "쿠팡이 대만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뒤 많은 중소 제조사가 해외로 나가고 있다"며 "수출 인력과 마케팅 등에 3년간 1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쿠팡의 풀필먼트서비스를 통해 잇달아 대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은 대만에 진출할 때 현지에서 오픈마켓을 개설한 후에도 각종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해 판로 확대에 애를 먹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쿠팡이 대만에서 한국 중소기업에 통관부터 배송은 물론 마케팅과 고객 응대(CS)까지 지원하면서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대만에서 로켓직구와 로켓배송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로켓직구는 대만 소비자가 주문하면 한국에서 항공편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대만 소비자는 690타이완달러(약 3만1200원) 이상 직구 상품을 구매하면 1~2일 안으로 배송받는다.

로켓배송은 우리나라에서처럼 한국 기업이 쿠팡에 물품을 납품하면 현지 물류센터에 입고한 뒤 익일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대만에서 로켓배송은 490타이완달러(약 2만2000원) 이상 주문하면 다음 날까지 무료 배송을 해준다. 쿠팡은 한국 물류 모델을 대만에 그대로 이식했는데, 국내 기업이 대만으로 상품을 보내기만 하면 대만 소비자의 집 앞까지 빠르게 배송해줘 호응이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만 전역에 로켓직구와 로켓배송을 실시하면서 이를 통해 수백만 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중"이라며 "올 들어 쿠팡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본격 대만에 진출하는 첫걸음을 뗐다"고 전했다.

특히 대만 젊은 층에서 쿠팡의 호응이 높은 편인데 지난 2일 기준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은 쇼피를 제치고 대만 쇼핑 앱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40대가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쿠팡 앱 이용자는 25~34세가 24.0%, 35~44세가 23.8%로 20~40대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만 젊은층에서 K팝 등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끌며 덩달아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팡의 대만 진출 이후 한국 중소기업의 대만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대만 수출액은 2020년 26억2000만달러였는데 지난해 35억달러로 33%가량 증가했다. 쿠팡을 통해 대만에서 팔리는 제품군도 다변화됐는데, 차음료는 물론 여성화·화장품·쌀과자까지 다양한 소비재가 대만에서 팔리고 있다.

방앗간화장품이 대표적 사례다. 방앗간화장품은 '은율 마스크팩' 등으로 유명한 업체인데, 지난해 연매출 135억원 가운데 수출 비중이 35%에 달했다. 임영식 방앗간화장품 대표는 "올 들어 대만 로켓배송으로 판매한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늘었다"며 "대만 수출팀을 포함해 직원 12명을 최근 새롭게 뽑고, 대만 소비자에게 어필할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화 전문업체 단골언니 또한 2017년 쿠팡에 입점한 뒤 연매출 20억~30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70억원을 돌파했다. 단골언니 관계자는 "1만~3만원대 제품을 대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10~30대 소비자가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 밖에 쌀과자 제조사 내아이애는 유아용 쌀과자를 수출하는데 대만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올해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로 뛰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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