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소상인 상생안 짓밟고 소비자 권리 침해하는 민주당 [사설]
더불어민주당이 대형마트와 중소상인들이 2년간 19차례나 만나 만들었던 상생협약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고 있다.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중소상인을 대표하는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배송에 한해 대형마트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문을 닫아야 하는 영업시간 규제와 의무휴업일 규제를 푼다는 데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대형마트는 해당 시간에 점포에 붙어 있는 물류시설을 이용해 새벽과 휴일에 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껏 대형 물류센터가 부족해 새벽배송에서 소외됐던 전남·강원·제주 주민들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 대신 대형마트는 중소상인들의 물류시설 현대화와 마케팅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골목상권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규제 완화에 반대했다. 소비자가 새벽배송을 받지 못하게 막는 것은 물론이고 중소상인들이 낙후된 물류시설을 뜯어고칠 천금 같은 기회까지 죽여 버리겠다고 작정한 꼴이다.
민주당의 반대 논리는 시대의 변화를 못 읽는 낡은 주장이다.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대형마트가 영업 규제로 문을 닫는 시간에도 온라인 주문을 받아 당일이나 이튿날 새벽에 배송을 한다. 물류시설이 낡은 중소상인들로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이들이 상생협약에 동의한 것도 그래서다. 대형마트 자금으로 시설을 현대화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수도권·비수도권 가리지 않고 상생안에 찬성했다고 한다. 고용진 의원을 비롯한 일부 민주당 의원도 공감했다. 상생협약안과 같은 내용의 법안도 발의했다. 그런데도 소위의 민주당 의원들은 "상생안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성환 의원은 "대기업 경쟁력이 더 강화되고 소상공인들과 골목상권, 편의점은 훨씬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 눈에 뻔하다"고 했다. 결국 대기업에 이득이 되면 중소기업은 손해라는 낡은 생각에 갇혀 상생의 가능성을 못 보는 맹목에 빠진 것이다. 민주당은 소비자와 중소상인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고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회의 중 재떨이 던진 사장…그날 밤엔 “돈 줄테니 사직서 써라” - 매일경제
- 주차장서 롤스로이스 ‘쿵’...“괜찮다”는 피해 차주의 정체 - 매일경제
- “그것만은 비밀로 해줄게”…이다영, 김연경과 팔베개 셀카, 무슨 의미? - 매일경제
- 0세 70만원→100만원…내년부터 ‘부모급여’ 더 많이 받는다 - 매일경제
- “불이야” 소리에 150m 내달린 중3 소년, 그가 손에 든 것은 - 매일경제
- 적반하장 윤미향, “조총련은 어디나 있다”…검찰은 수사 착수 - 매일경제
- “성관계는 좋은것, 많이 해봐야”…수업 중 상습 발언한 50대 교사 - 매일경제
- “저희가 배울 때는”…‘홍범도 논란’ 질문에 유명 일타강사 답변 - 매일경제
- 5년전 바람핀 남자와 또 바람난 아내…위자료 재청구 가능할까 - 매일경제
- 황인범, 세르비아 명문 즈베즈다 이적 “亞 최고 선수 온다” [오피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