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빅테크 주춤하자 … 美 정유 1위 엑손모빌 어깨 편다
美엑손모빌 한달새 6% 상승
정제마진 커져 수익성 개선
후한 배당금에 투자자 관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산유국 연합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 등 여파로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석유화학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유가가 횡보하더라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구조, 안정적이고 높은 배당 등 매력이 배가되며 정보기술(IT)주들의 랠리가 잠시 쉬어간 지난달 시장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낸 것이다.
다만 월가에서는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았고,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유가가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며 경계심이 남아 있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일주일간 평균 가격이 배럴당 83달러 이상으로 마감했다. 조너선 크린스키 BTIG 분석가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보다 공급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달까지 유가는 3개월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달러가치가 높은 상황에서 이례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원유는 주로 달러화로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강달러 시기에는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이 다시 장기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국 정유주들에 대한 매력도도 다시 오르고 있다. 미국 정유 1위 기업 엑손모빌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6% 상승했다. 셰브론, 옥시덴털페트롤리엄도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2%, 1% 상승했다. S&P500지수가 이 기간 0.06%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상승률이다. 미국 주요 정유 기업들을 편입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XLE)'도 4.27% 상승하며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이들은 원유를 탐사·시추하는 '업스트림'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스트림 사업 부문이 있으면 원유 가격이 시추 비용만 넘어서는 수준만 유지해도 계속 이익이 발생한다. 엑손모빌 업스트림 사업부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한 WTI 가격은 배럴당 35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유가가 상승했지만 지난해처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은 꾸준한 이익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킨다는 분석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엑손모빌 순이익에서 업스트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다운스트림 부문(27%)의 2배 수준이다. 덕분에 엑손모빌 주가는 지난 1년간 유가가 주춤했음에도 19% 상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들어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올라온 유가는 다운스트림 부문(정유 사업) 실적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제한 '정제마진'이 상승해 수익성을 높인다. 또 미리 구입해 둔 원유 재고자산 가치도 올라 재무구조도 좋아진다.
높아진 수익성으로 원래 높았던 배당금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점도 정유주들이 다시 주목받게 하는 원동력이다. 엑손모빌은 최근 41년간 배당금을 매년 늘려왔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년도 정유 업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2021년에도 배당금을 주당 3.48달러에서 3.49달러로 높였다. 지난 10년간 엑손모빌의 배당금은 연평균 4.21% 증가했다.
다만 고금리와 중국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앞으로 정유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린스키 분석가는 "높아진 원유 가격을 소비자들이 받아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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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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