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이긴 살 빠지는 주사

'위고비' 생산 노보노디스크
LVMH 제치고 유럽시총 1위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에 올랐다.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덴마크 증시에 상장된 노보노디스크는 전장 대비 0.74% 오른 1310.8크로네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은 이날 달러화 기준 4280억달러로 LVMH를 넘어 처음으로 유럽 증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LVMH는 이날 프랑스 증시에서 전장보다 0.41% 하락해 종가 기준 시총 3830억유로(약 4190억달러)를 기록해 2위로 내려왔다.

노보노디스크는 1923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제약사로,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가장 큰 생산업체다. 2021년 6월 미국에서 출시된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이후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까지 진출하며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내 수요 증가로 유럽 지역 출시가 지연돼왔는데, 이날 위고비를 영국에 출시한다는 소식에 노보노디스크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8일 위고비가 비만뿐만 아니라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20%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뉴스가 전해지면서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당시 미국과 덴마크 증시에서 모두 하루 동안 17% 넘게 치솟았다.

올 2분기 위고비의 판매액은 약 7억3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2021년 이후 4배 이상 올랐고 올해만 약 40% 상승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주가가 급등하며 시총이 덴마크의 국내총생산(GDP)마저 추월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덴마크는 지난달 31일 제약 산업의 성장을 주요 요인으로 꼽으며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를 0.6%에서 1.2%로 올렸다.

한편 LVMH 등 명품 기업 주가는 최근 중국 내 수요 부진과 미국 내 소비 둔화 탓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CNBC에 따르면 LVMH의 미국 매출은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했다. 프랑스 증시에서 LVMH 주가는 최근 한 달간 약 6% 하락했다.

[김금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