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SK가 앞섰지만 삼성 매서운 추격…HBM 경쟁에 한국 ‘방긋’
HBM 시장, 2027년 7조원 육박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HBM3 샘플을 보냈고 올 4분기부터는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쌓아 만든 제품으로 넓은 대역폭과 큰 용량이 특징이다. 용량과 처리 속도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데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MD로부터 HBM3 최종 품질 승인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돼 4분기부터 HBM3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로도 HBM3 신규 공급이 예상돼 내년 삼성전자 HBM3 고객은 최대 10개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HBM이 메모리 분야의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경전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SK하이닉스는 HBM3E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위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한 뒤 지난해 6월에는 양산에 성공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가 10년 전 경쟁사보다 HBM에 더 적극적으로 베팅해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이 부상하면서 초기 승자 중 한 업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에 HBM3 공급을 개시하면서 HBM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HBM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비슷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50%)가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40%)와 마이크론(10%)이 그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두 반도체 회사의 출혈 경쟁이 아닌 동반 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두 회사가 전체 시장 규모를 늘려야 향후 수익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HBM 시장은 올들어 새롭게 확대되는 시장”이라며 “앞으로 활용처가 더욱 늘어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좁은 시장 내에서 한정된 파이를 가지고 출혈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반성장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의 제품 운영 전략, 시장 입지나 수익성 측면에서 봤을 때 시장이 커지는게 우선적”이라며 “결국 HBM 시장의 성장은 반도체 업황 반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51억7700만달러(6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36%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중연산 처리가 가능한 GPU(그래픽처리장치)에 HBM이 주로 쓰이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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