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병자` 된 독일, 경제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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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다시 한번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가 됐고, 이는 우경화를 부르고 있다."
독일의 권위 있는 민간경제연구소 'Ifo'의 명예소장인 한스 베르너 신(75)의 진단이다.
신 명예소장은 독일이 '유럽의 병자'로 묘사되는 데는 투자자들이 독일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목표의 타당성에 대해 의심하는 데서 비롯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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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경제 부진 초래
치솟은 전기료·천연가스료, 제조업 부담 늘리고 가계 실질소득 줄여
"독일이 다시 한번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가 됐고, 이는 우경화를 부르고 있다."
독일의 권위 있는 민간경제연구소 'Ifo'의 명예소장인 한스 베르너 신(75)의 진단이다. 신 명예소장은 이탈리아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에서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4일 CNBC 방송에 따르면 신 명예소장은 독일의 현 상황을 이같이 보면서 특히 국가의 에너지 전략과 관련해 제기되는 도전과제들에 주목했다. 이 문제들이 점점 인기를 얻어가는 우파 정당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유럽의 병자'라는 별칭은 본래 1998년 독일 경제를 묘사하는 데 사용됐다. 당시 독일 경제는 통독 이후 고비용 과제들로 씨름하고 있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 제조업이 계속 정체되고 나라 전체가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근, 이 별칭이 다시 등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신 명예소장은 이 자리에서 "이것은 단기적인 현상은 아니다"라며 "독일 산업의 심장이고 많은 것들이 결부된 자동차 산업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는 지난해 독일의 주요 수출품이며, 해외에 팔린 제품의 15.6%를 차지했다. 또 독일은 지난해 5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10억 유로(10억3000만 달러·1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외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비록 잠시지만 독일이 무역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됐다.
이후 독일은 올해 6월에는 187억 유로(26조8000억원)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회복했지만,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은 전 세계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독일이 올해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신 명예소장은 독일이 '유럽의 병자'로 묘사되는 데는 투자자들이 독일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목표의 타당성에 대해 의심하는 데서 비롯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정부가 주목하는 목표 중 하나는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이 러시아 가스 공급망에서 분리되기를 바라고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일부에서는 러시아 가스에서 벗어나려는 독일의 야망을 놓고, 특히 독일의 기후 목표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비용 증가에 대한 영향을 느끼고 기후 위기 대응에 반대하는 소위 '그린래시'(greenlash)가 부상하는 것과 함께 더 지속 가능한 유럽으로의 전환에 대한 대중의 환멸 징후도 확산하고 있다.
신 명예소장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둔 결과로 인해 정치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시장을 탄생시킨 극우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인기가 오르는 것과 관련해 "분명히 반발이 있다…사람들이 이제 우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정책에는 실용주의가 약간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경제의 부진은 국가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독일 정부는 친환경 정책이란 이름 아래 '원전 제로화'를 추진하면서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의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전기료, 천연가스료 등 에너지 값이 급등했다. 이는 화학, 금속 등 에너지집약 산업의 제조비용을 급증시켜 생산이 크게 위축되고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도 문제가 됐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회복세가 약해지면서 독일 경기도 동반 침체하고 있는 것이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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