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은 '학우'-세종캠은 '입장객'?...고려대 차별논란 '시끌'

고려대 홈페이지 화면 캡쳐

"서울캠퍼스 학생은 '학우'이고, 세종캠퍼스 학생은 '입장객'입니까."

고려대와 연세대의 대학 친선경기 대회 고연전(연고전)을 앞두고 고려대에서 때아닌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로부터 불합리한 대우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다.

5일 대학 온라인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누리소통망(SNS)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행사 준비 회의에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세종캠퍼스 학생을 '학우'가 아닌 '입장객'으로 지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측은 즉각 대자보를 통해 "불합리한 기준으로 차별이 난무하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회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단,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단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고려대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차별'을 모른 체 하며 눈감을 수 없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A씨는 "고려대에는 모든 구성원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로 '입실렌티'와 '정기 고연전'이 있다"며 "하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모두 서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의 의견이 반영돼야 하는 행사조차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에서 결정하고 통보한다면, 우리 모두의 축제라고 말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학생 자치 기구 공식 회의석상에서 세종캠퍼스 학우를 '입장객'이라고 일컬은 것은 세종캠퍼스 학생을 학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토로했다.

세종캠퍼스 총학생회는 앞서 "축제 회의 참석 의사를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측에 적극 밝히며 참석을 희망했으나,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일방적인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차별은 입실렌티에 이어 정기 고연전까지 이어졌다는 게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측 지적이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행사 준비의 기여도가 큰 만큼 축제장에 먼저 입장하고, 좌석 할당 등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의결권은 그간 전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그동안 기여할 기회도 주지 않았으면서 기여도를 내세워 우선권을 가져갔다"면서 "'전례가 없다'고 하지만 축제 기여도 역시 모호한 기준"이라고 했다.

지난 5월부터 여러 차례 이 같은 캠퍼스 차별에 대해 학교 측에 개선을 요청했지만,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관계자는 "서울캠퍼스 학생들과 무조건 동등한 지위와 권리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며 "고려대 구성원임에도 공식적인 자리에서조차 '입장객'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건 도를 넘은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성원 모두의 의견이 반영돼야 할 학교 대표 행사에서조차 분교 학생에 대한 차별이 횡행하고 있다"며 "이를 중재해야 할 학교 측에서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