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키즈·독특성·'믿보배'…D-1 '잠' 기특한 복병될까

김선우 기자 2023. 9. 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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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개성으로 중무장한 '잠'이 등판한다.

6일 개봉하는 영화 '잠(유재선 감독)'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선균과 정유미가 네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믿고 보는 배우들의 믿고 보는 케미를 보장한다. '잠'은 지난 5월 제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바 있다. 초청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비평가주간의 특성상 큰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현지에서의 반응은 대단했다. 여러 한국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큰 반응을 끌어냈다는 후문.

이후 국내에서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잠'은 호평 속에 벌써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영화는 수면 장애를 소재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들과 이로 인해 굳건했던 부부가 갈등을 겪고 결국 삶이 피폐해지는 과정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이 현상들의 원인을 두고도 의학적인 논리부터 샤머니즘에 입각한 풀이까지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끝을 맺는다. 다소 갑자기 끝나는 엔딩은 호불호가 타기도 하지만 확실히 '잠'을 보고 나면 나눌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대단히 상업적이거나 대중적이라고 볼 순 없지만 충분히 볼 가치가 있고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반가운 신작이다.

미스터리 장르이지만 현실 공포감이 큰 작품이다. 이선균은 "우리 영화에는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너무 무섭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놓칠 수 없고, 몰입도가 큰 작품이다. 하지만 현실 공포감으로 스릴을 안기며 꽤나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94분에 경제적으로 담아낸 알찬 내용물도 '잠'의 장점이다.

지난 26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이선균 배우와 유재선 감독,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모더레이터로 함께 한 영화 '잠'의 스페셜 GV가 개최됐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인 유재선 감독에 대한 관심도 크다.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부로 일하며 '봉준호 키즈'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후배의 기특한 결과물 덕분인지 봉준호 감독 역시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영화. 새로운 괴물 신인 감독의 탄생"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수면장애로 괴로워하는 이선균, 이를 바라보다 그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정유미,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이경진, 윤경호, 김국희 등 조연진까지, 우스갯소리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강아지마저 연기파다. 신인 감독의 독특한 신작과 든든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작품성과 상업성을 고루 갖춘 작품이라는 평이다.

'잠'은 80만 정도의 손익분기점이 추정되는 상황. 충분히 흥행면에서도 기대감이 점쳐진다. 본격적인 추석 대전이 있기 전 복병으로 흥행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예매율도 나쁘지 않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을 하루 앞둔 '잠'은 24.7%를 기록하며 전체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 2위로 물어난 '오펜하이머'의 13.9%와 10%이상의 격차다. 신작 공세 속에서도 흔들림 없던 '오펜하이머' 천하를 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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