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진짜 바닥? 연 배당 10% 리츠 담아볼까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주가 하락을 겪었던 상장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도 바닥이 가까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하락은 제한적인 반면, 주가 하락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일부 리츠는 연 10%대 배당도 기대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10개 상장리츠로 구성된 'KRX 리츠 TOP10 지수'는 이날 803.27에 마감하며 올들어 6.24% 하락했다. 지수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4월26일(1249.96)과 비교하면 1년4개월 동안 하락폭은 35.74%다.
리츠는 오피스나 호텔, 물류센터 등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상품이다. 통상 주식에 비해 부동산의 변동성이 낮다는 걸 감안하면 상장리츠로 구성된 지수의 최근 1년여간 낙폭은 상당한 수준이다.
개별리츠로 보면 올들어 10% 이상 주가가 하락한 상장리츠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22.21%, 이하 올해 주가 상승률) KB스타리츠(-22.03%) SK리츠(-16.39%) 롯데리츠(-14.79%) 미래에셋글로벌리츠(-15.41%) 디앤디플랫폼리츠(-10.57%) 등이다. 이중 일부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하락이 지속되면서 고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진 경우도 있다.
최근 1~2년 간 리츠가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금리다. 리츠 운용사는 부동산을 투자자산으로 편입할때 대부분 은행 대출 등 차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비용이 높아지면서 리츠의 수익성은 악화한다. 리츠가 편입한 부동산 자산의 임대수익에서 이자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 배당재원으로 활용된다. 이자가 늘수록 리츠의 가장 큰 투자매력인 배당이 줄어들고 주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 초기에는 오히려 리츠가 각광받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임대료 인상이 가능하고 금융 재구조화 등을 통해 금융비용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글로벌 긴축이 지속되면서 리츠의 인기도 빠르게 식었다. 때마침 불거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와 미국·중국에서의 부동산 시장 위기 등도 리츠의 주가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하락세가 이어지던 리츠도 최근에는 반등하는 분위기다. KRX 리츠 TOP10 지수는 현재 올해 저점(8월18일 775.39) 대비 3.6% 올랐고 SK리츠 등 주요 리츠들도 5~10% 정도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리츠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며 투자심리도 회복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5%로 올린 이후 현재까지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상한 5.25~5.5%로 결정했으나 이후에는 추가 인상보다 동결을 예상하는 시나리오가 우세하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이후 시장의 기대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금리인상 등) 매크로 우려로 과중한 주가 하락을 겪은 리츠의 경우 자산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다면 가격의 되돌림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람코에너지리츠, 이지스밸류리츠, 맥쿼리인프라 등을 주목할만한 리츠·인프라펀드로 꼽았다.
가격 하방이 확인된다면 리츠의 배당매력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일부 리츠는 연 10%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이 기대되기도 한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최근 배당금 기준으로 연간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리츠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10.52%) 케이탑리츠(10.84%) 이지스밸류리츠(9.82%) 미래에셋맵스리츠(9.97%) 제이알글로벌리츠(9.41%) 디앤디플랫폼리츠(9.85%) 등이다.
미국과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여전한 만큼 리츠 안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중국 부동산발 위기 등으로 글로벌 리츠의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한국 리츠는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 리츠 대비 투자매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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