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커리어 위기' 황인범 구한 즈베즈다의 확실한 진심...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김대식 기자 2023. 9.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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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정말로 황인범을 영입하고 싶어했다.

즈베즈다는 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황인범 영입을 발표해 매우 기쁘다.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4년 계약을 맺게 됐다. 황인범은 1996년생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A매치 45경기에 나왔고 5골을 넣었다. K리그에서 최고 선수로 뛰었고 루빈 카잔, 올림피아코스에서 뛰며 유럽 경험을 쌓았다. 중원을 책임질 것이다"라면서 황인범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세르비아 'SPORTAL'은 "황인범은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가 될 것이다. 즈베즈다는 3번에 걸쳐 올림피아코스에 500만 유로(약 71억 원)를 이적료를 지불할 것이다.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는 분쟁 중이었다. 황인범은 이번 여름 계약이 만료된다고 믿었고 올림피아코스는 계약기간이 2년 더 유효하다고 느꼈다. 이적료로 1500만 유로(약 213억 원)를 요구했다"며 협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설명했다.

즈베즈다가 지불하기로 결정한 500만 유로는 기존 최고 이적료를 훨씬 뛰어넘는 파격적인 액수다. 기존 최고 이적료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오스만 부카리였다. 당시에 즈베즈다는 300만 유로(약 42억 원)를 지불했다.

이적시장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17-18시즌 네마냐 라돈지치를 영입할 때 세웠던 300만 유로가 가치적으로는 제일 높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즈베즈다 구단 역사상 300만 유로를 넘는 이적료를 지불한 적이 없다.

황인범은 구단 최고 이적료의 1.5배를 훌쩍 뛰어넘는 5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황인범을 데려오기 위해서 즈베즈다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단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황인범이기에 주전 경쟁에서도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세르비아 리그에서 더 좋은 리그로 이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황인범은 즈베즈다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26세인 황인범이 유럽 빅리그에서 도전하기 위해선 세르비아 리그에서 MVP급 활약을 선보여야만 한다.

즈베즈다도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선수를 적은 금액으로 팔지 않을 것이 분명한 상황. 세르비아 리그에서 방출 이적료 500만 유로 이상을 기록한 뒤에 유럽 4대 리그로 직행한 사례는 2017-18시즌 이후로 없다. 당시에는 니콜라 밀렌코비치가 피오렌티나로 이적하면서 550만 유로(약 79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프랑스 리그1로 이적한 사례는 존재한다. 2018-19시즌 즈베즈다에서 맹활약했던 라돈지치가 1시즌 만에 마르세유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1200만 유로(약 172억 원)로 매우 높았다. 2019-20시즌에는 스트라히냐 파블로비치가 마르세유로 이적하면서 1000만 유로(약 143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현실적인 가능성은 낮지만 즈베즈다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황인범을 통해 큰 이적료 수익을 원하지 않는다면 빅리그 직행은 이적료적인 관점에서는 쉬워질 수 있다.

다만 세르비아 리그에서 빅리그로 곧바로 이적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20살 이하의 유망주들이다. 세르비아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빅리그 구단들이 저렴한 이적료를 투자해 데려가는 흐름이 강하다. 1~2년 뒤에는 20대 후반을 바라보는 황인범이기에 비슷한 스타일의 이적을 기대하기는 힘든 게 현실이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황인범한테는 유럽대항전이 있다. 즈베즈다는 전 세계 최고의 무대로 꼽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자주 참가한다. 즈베즈다는 이번 시즌에도 세르비아 리그 우승 자격으로 UCL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맨체스터 시티, RB 라이프치히, 영 보이즈와 함께 G조로 편성됐다.

16강 진출 가능성은 냉정하게 낮은 게 사실이다. 맨시티와 라이프치히는 UCL 8강 이상 무대를 충분히 밟을 수 있는 강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황인범이 UCL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유럽 빅리그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

만약 UCL 조별리그 3위를 기록해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세르비아 리그 경쟁력 자체가 낮아지면서 즈베즈다가 유럽대항전에서 뚜렷한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하는 실정이지만 UEL에서는 경쟁력이 나쁘지 않다. 2020-21시즌, 2022-23시즌에 2시즌 연속 UEL 16강에 오른 경험이 있는 즈베즈다다.

 

황인범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은 커리어를 이어왔기에 어떤 가능성이든지 만들어낼 수 있따.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미국프로축구리그(MLS)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도 황인범의 선택에 의구심을 보낸 이들이 많았다. 보란 듯이 증명한 황인범은 러시아 루빈 카잔으로 이적하면서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루빈 카잔은 외국인 선수인 황인범에게 주장을 맡길 정도로 신뢰를 보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럽 커리어가 끊길 위기가 처했을 때도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에서 다시 도전을 선택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황인범은 중원 에이스로 거듭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올림피아코스와 좋게 이별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새로운 출발을 위해 달려야 할 황인범이다.

사진=올림피아코스, 즈베즈다, 게티이미지, UCL,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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