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토크쇼가 재미없는 이유, 마라맛 유튜브 토크쇼 연이어 등장[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3. 9.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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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공개된 방송인 신동엽의 유튜브채널 ‘짠한형’ 이효리 편의 한 장면. 사진 신동엽 유튜브채널 방송화면 캡쳐



2007년 시작해 16년 동안 TV 토크쇼의 최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다고 평가되는 MBC ‘라디오스타’의 지난달 30일 최근 방송분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이하 동일기준)으로 3.8%였다.

현재 TV 토크쇼 중 가장 높은 수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받는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은 지난달 29일 최근 방송분 시청률이 6.4%였다. 5%가 넘으면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것이 요즘 예능의 추세다. 과거 20%도 곧잘 넘기던 토크쇼의 시청 층 그리고 화제성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 5일만 봐도 포털 사이트 연예면의 화제성 높은 기사, 이슈들은 모두 유튜브 기반의 웹 예능,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나왔다. 표현의 수위나 내용에 있어 따로 한계가 없기에 갈수록 ‘마라맛’ 토크에 화제성이 몰리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

방송인 신동엽의 유튜브 예능 ‘짠한형’ 표지 화면. 사진 ‘짠한형’ 채널 방송화면 캡쳐



방송인 신동엽은 쿠팡이 설립한 매니지먼트사 씨피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기면서 새로운 웹 콘텐츠를 시작했다. 지난달 7일 개설됐고, 일주일 전인 29일부터 영상이 올라온 신동엽의 ‘짠한형’ 채널은 첫 토크 게스트로 가수 이효리를 초대했다.

지상파에 나와서도 수위를 건드리는 토크를 자주 했던 두 사람과 진짜로 녹화하며 마시는 술의 시너지 효과는 컸다. 신동엽은 과거 이효리의 ‘해피투게더’ MC 합류와 관련해 “원래 그 자리는 유승준이었는데 ‘그 사건’이 터졌다”며 유승준의 병역 회피 의혹 사건을 언급했고, “힙합을 해보고 싶어 미국 유학을 준비했다”는 이효리의 말에 “잘 풀렸으면 다행이지만, 아니었으면…”이라며 최근 문제가 되는 미국 길거리의 이른바 ‘마약 좀비’ 흉내를 냈다.

이 토크쇼에서는 이효리가 상업광고를 다시 찍는 이유, 남편 이상순과의 만남 등 TV였다면 몇 주 분량은 녹여냈을 법한 내용들이 이어졌다. 당연히 화제성은 컸다. 지난 4일 오후 6시 올라온 영상의 조회수는 5일 오후 3시 현재 200만회가 넘었으며, 두 사람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기사들이 포털을 장식했다.

지난 4일 공개된 가수 성시경의 유튜브 콘텐츠 ‘만날텐데’ 화사 편 한 장면. 사진 성시경 유튜브채널 방송화면 캡쳐



비슷한 시기 가수 화사의 고백도 이어졌다. 화사는 같은 날 가수 성시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성시경 SUNG SI KYUNG’에 출연했다. ‘만날텐데’의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인 채널에서는 화사를 첫 손님으로 초대했다.

화사는 이 자리에서 논란 발생 이후 한 번도 전하지 않았던 심경을 전했다. 그는 신곡을 선택한 이유로 “한동안 외설 논란으로 시끄러웠지 않나”라면서 “악성댓글의 수위가 너무 셌다. 연연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조금 그렇더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뉴욕 공연을 한 후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서 무대 복장을 하고 눈물을 쏟았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이야기 역시 ‘화사의 심경고백’이라는 이슈로 퍼져나갔다.

지난달 23일에는 김태호PD 사단의 채널 ‘TEO’에서 공개한 프로그램에서 화제의 고백이 나왔다. 가수 전소미가 진행하는 토크쇼 ‘예스 오어 핫(YES OR HOT)’에는 가수 현아가 출연했다.

프로그램 전소미가 초대손님을 불러 난처한 질문을 하고, 대답이 싫을 때는 매운 음식을 먹는 형식이다. 전소미는 “‘환승연애’ 섭외가 오면 출연할 의사가 있냐”고 물었고 현아는 ‘YES’를 외쳤다. 자연스럽게 9개월 전 결별한 전 남자친구 가수 던이 떠오르는 질문이었다.

TEO의 유튜브 예능 ‘예스 오어 핫(YES OR HOT)’ 가수 현아 출연분 예고화면. 사진 TEO



현아는 “공개 연애를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없다”며 전 연인에 대한 화제의 질문을 계속 받았다.

이렇게 TV라면 특집으로 내세울 만한 소재들이 웹에서 유통되다 보니 지상파 토크쇼의 위력은 계속 반감된다. SBS ‘강심장 리그’가 이러한 유튜브의 속성을 이어받아 자극적인 ‘썸네일(표지화면)’을 통한 화제를 노리고 있지만 최근 시청률은 2.6%로 내려앉았다.

토크쇼는 각 방송사가 매체환경 변화로 운영의 어려움에 빠지자 저비용 고효율의 전형으로 앞다퉈 선택하고 있는 형식이다. 하지만 토크쇼의 핵심인 화제성은 유튜브 예능으로 줄줄 빠져나가고 있다. 형식으로도, 내용으로도 TV 토크쇼와 대중은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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