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1위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앞세우며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도요타·다이하쓰·혼다 등 일본 브랜드가 장악해온 현지 자동차 시장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고 평가된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가운데 아이오닉 5가 3819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대차가 지난 한해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판매한 전기차 대수(2038대)를 훌쩍 넘긴 수치다. 반면 중국의 우링 자동차는 전기차 194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점유율 2위(28.1%)로 내려앉았다. 이어 도요타(5.2%), BMW(4.6%) 순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 중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최초의 전기차 전용 모델”이라며 “현지 전기차 시장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현대차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남기며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부상하면서 현지에서 일본차의 입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지에서 현대차의 자동차(내연기관차·전기차) 판매 순위는 2021년 13위에서 2022년 8위로,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6위(점유율 3.4%)로 상승했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대수는 2만 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도요타(점유율 32.5%), 다이하쓰(19.6%), 혼다(14.5%), 스즈키(8.0%), 미쓰비시(7.6%) 등 주요 일본 업체들과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50년 이상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해 입지를 다진 일본차의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니켈 등을 보유한 자원 대국이기도 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건설 중인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내년 가동하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은 이날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리뽀몰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현대차와 리뽀몰은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위치한 리뽀몰의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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