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합] "기도할 정도로 바랐는데"..신예은, 칭찬과 마주보기(청룡시리즈어워즈)

문지연 2023. 9. 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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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배우 신예은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2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배우 신예은(25)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시간이었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데뷔하며 '리틀 전지현'으로 불려왔던 신예은은 줄곧 주연 배우로서 자리를 지키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아온 배우. 액션에 도전하기도 하고, 감정 연기를 수준급으로 해내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김은숙 극본, 안길호 연출)의 어린 박연진으로 분해 완벽한 악역을 선보이는가 하면, 디즈니+ '3인칭 복수'(이희명 극본, 김유진 연출)의 주인공 옥찬미로 등장해 당당히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 여우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수상 이후 본지와 다시 만난 신예은은 시상식 당일을 회상하며 "시상식날 새벽엔 교회를 가서 기도를 했다"는 솔직한 고백을 했다. 그의 기도 내용은 "상을 받아보고 싶다", 그리고 "다른 이의 수상에 진심으로 축하하게 해달라"는 것. 신예은은 "'하느님, 저도 살면서 이렇게 큰 시상식에서 상 한 번 받아보고는 싶어요. 근데 못 받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누군가가 상을 받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할 수 있는 마음을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저도 받을 자격이 안 되는 걸 아니까 수상 소감도 생각하지 않았다. 준비를 하는 것조차 욕심일 것 같았다. 소감을 만듦으로써 누군가 상을 탔을 때 속상해할 제 모습이 미웠다. 그래서 호명 직전까지도 '예은아 진심으로 축하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배우 신예은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21/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배우 신예은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21/

그러나 전년도 수상자였던 정호연의 입에서는 '신예은'이라는 이름이 호명됐고, 당당히 무대에 올랐던 그다. 신예은은 "갑자기 이름이 불려서 '이게 아닌데'하면서 '어떡하지?'하는 상태로 올라갔다.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수상소감으로 명언도 남기고 싶고, 제가 나중에 봤을 때 배우로서 신념도 있으니 멋지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웬걸, 그런 것도 못하고 '감사합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하고 끝을 냈더라. 같이 앉은 선배님들이 저를 챙겨주시는데, 트로피를 내려놓고 '멍'하니 있다가 스테이씨 무대를 보고 눈물이 엄청나게 났다"고 밝혔다.

눈물을 꾹 참았던 신예은의 '찐 눈물'이 터진 이유는 과거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함께 했던 재이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 신예은은 "재이가 춤을 추다가 저를 보고 웃길래 그게 저에게 안정을 줬는지 눈물이 났다. '예은아 울지마. 그러면 스테이씨 무대 보다가 우는 애 돼'하면서 참고 있었다"며 "재이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눈맞춤이 저에게는 위안이 되면서 힘을 줬다. 오랜만에 시상식에서 만난 건데 그 눈맞춤이 저를 안심시켰다"고 했다.

선배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3인칭 복수'에서 함께 활약했던 김주령은 물론, 같은 테이블에 착석했던 이성민과 진선규, 경수진, 장률도 신예은을 향한 축하의 말을 건넸다. 신예은은 "선배님들이 '우리 테이블에 네가 상을 받아서 뿌듯하다'고 해주셨다. 또 무대에 올라가서 '큰일났다'했는데, 영화를 함께 찍은 도경수 오빠가 저를 보며 웃어줘서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됐다. 송혜교 선배님도 축하한다 해주셨고, 임지연 선배님은 재미있게 저를 풀어주셨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칭찬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했던 신예은이었지만, '청룡'트로피는 그에게 용기를 가져다줬다. 신예은은 "처음에는 상을 받을 때 '무슨 일로 저를 좋게 봐주셨을까?'했는데 심사평을 보고 저를 뽑아주신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 평도 해주셨는데 제가 '어우 아니에요'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저도 좋은 사람이 돼야겠고, 기대를 계속 부응시켜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나 제가 상을 받는 것이 물음표가 있는 분들에게도 느낌표로 바꿔드릴 수 있는 제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다짐했다.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배우 신예은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21/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배우 신예은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21/

그동안 줄곧 주연을 맡아 활약했던 신예은은 자신을 짓누르는 중압감과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던 바. 신예은은 "결과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지금 이 나이에, 내가 이 위치에서 해낼 수 있는 것을 해내고 있는지 고민이 컸던 것 같고, 내가 계속 전진하는 것이 맞는지 내가 멈춰서 돌아봐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그러다 '멈춰 돌아보자'를 선택했다. 6개월 정도의 쉼 이후 '3인칭 복수'에 돌입했는데, 그동안 배우고 느꼈던 것을 자유롭고 편하게 하자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다시 시작되는 느낌에 주어진 일을 잘 하는, '이게 내 몫이다'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예은에게 '청룡'은 인생의 초심을 찾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줬다. 신예은은 "엄청나게 기도를 할 정도로 받고 싶었던 시상식이었다. 저와는 항상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왔고, '나중에 성장했을 때 가는 목표' 같은 것이었는데, 저에게 왔다는 것은 가능성을 봐주신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가 잘 되면 프로필에 '몇백만 관객'이 뜨지 않나. 저에게는 '청룡에서 상받은!'이게 너무 크다. 이제 나는 조금 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고 자신있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엔 칭찬을 받으면 회피하기 바빴는데, 지금은 '나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저런 것도 할 수 있어!'하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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