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구이위안, 일단 디폴트 피해...유예기간 내에 달러채권 이자 지급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지난달 지급하지 못했던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를 유예기간 내에 해결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았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부양조치 속에 이번 이자 지급으로 비구이위안 측이 한숨을 돌렸지만, 부동산업계의 부채 문제가 여전한 만큼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은 5일 채권단 등 소식통을 인용해 비구이위안이 달러 채권 2건의 이자 2250만달러(약 297억원)를 유예기간이 끝나는 5∼6일 전에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비구이위안은 당초 지불 기일이었던 지난달 7일까지 해당 채권에 대한 이자를 내지 못했고, 30일간의 유예기간 내에도 이자를 주지 못하면 디폴트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21년 헝다에서 촉발된 중국 부동산업계 연쇄 디폴트에서도 살아남았던 비구이위안이 비교적 많지 않은 이자를 갚지 못해 첫 디폴트에 빠질 경우, 헝다 사태 때보다 파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 바 있다. 비구이위안 측은 블룸버그 등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최근 비구이위안의 채무 해결 노력과 중국 당국의 부동산 부양조치를 근거로 이번 이자 지급 건에 대해 희망적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비구이위안이 말레이시아 링깃화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285만링깃(약 8억1000만원)을 기한 내 지급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또 비구이위안 채권단이 2일 만기가 도래하는 이 회사의 39억위안(약 7094억원) 규모 위안화 채권에 대해 2026년으로 상환 기한을 연장하기로 1일 결정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채권단을 인용해 비구이위안이 또 다른 위안화 채권 8건에 대한 원금 지급 기한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게다가 인민은행을 비롯한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 기존에 많게는 80%에 육박했던 주택 구매 최소계약금을 생애 첫 번째 및 두 번째 구매 시 각각 20%, 30%로 완화하기로 하는 등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비구이위안으로서는 다행이었다. 당국은 기존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이자율도 하향했고,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완화했다.
규제 완화 수준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섰다는 일각의 평가 속에, CGS-CIMB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2∼3일) 중국의 대표적 대도시인 베이징·상하이의 기존주택 매매가 직전 주말 대비 2배로 늘었다.
이러한 호재에 전날 홍콩증시에서 비구이위안 주가는 전장 대비 14.6%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이날 주가는 디폴트를 피했다는 소식에도 장중 소폭 하락했고, 한국시간 오후 3시 53분 기준 전장보다 1.96% 내린 상태다.
하지만 아직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업계의 부채 문제 해결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비구이위안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489억위안(8조9000억원)에 이르고, 향후 12개월 내에 갚아야 하는 채무액이 150억달러(약 19조9000억원)에 가깝다는 게 뉴욕타임스(NYT) 설명이다.
리서치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절리나 쩡 애널리스트는 "비구이위안의 자금 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민영 부동산개발사들의 생존은 주택 판매의 지속적인 회복세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크리스티 헝 애널리스트는 이번 부양책이 주택 판매 둔화세가 심화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경기 자체를 되살릴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달러 채권 발행 규모 기준 민영 부동산개발사 상위 50곳 가운데 34곳이 역외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에 디폴트를 피한 비구이위안을 포함해 나머지 16곳이 이달 안에 상환해야 하는 역내외 채권의 원리금 합계는 14억80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이른다.
루미스 세일즈 투자의 즈웨이펑 애널리스트는 "주요 산업군에서 70∼80%에 가까운 민영 채권발행 기업들이 이처럼 단기간에 디폴트에 빠지거나 어려움을 겪는 것은 흔치 않다"면서 "분명 더 많은 디폴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비구이위안뿐만 아니라 야쥐러(애자일)·신청(시젠)·위안양(시노오션) 등의 채무 상환능력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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