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항저우AG 출사표…결혼하고 돌아온 이민아 “미혼 시절 초심으로 뛰겠다”
여자 축구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부녀로 돌아온 공격형 미드필더 이민아(인천 현대제철)는 미혼 시절의 초심을 강조했고, 천가람(20·KSPO)은 결승전 결승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다.
이민아는 5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9개월간 대표팀 전열에서 이탈해 있던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오르며 대표팀에 복귀했고, 이날 동료들과 함께 NFC로 소집됐다.
이민아는 첫 아시안게임 무대였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맹활약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1-2 패배로 끝나긴 했지만,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후반 1-1 헤더 동점 골을 넣었다.
당시 미혼이었던 이민아는 이번에는 유부녀로 출전한다. 이민아는 2021년 12월 당시 남자 프로축구 경남FC 소속이던 이우혁(현 평창 유나이티드)과 결혼했다.
결혼한 이후 큰 대회에 출전하게 된 소감을 묻자 이민아는 “사람들에게는 유부녀로 비치지만, 마음은 미혼인 척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라운드에서만큼은 미혼 시절의 초심으로 상대 골문을 노리겠다는 뜻이다. 그는 “축구는 늘 처음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미혼의 나와 유부녀가 된 나를) 그렇게 나눠버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지난달 끝난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했던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민아는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다 나오는 무대인데, 우리가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 있었지만, ‘에너자이저’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공을 뺐고 빼앗기는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가 혼자 하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내가 그런 부분에서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대표팀 공격을 이끌어야 할 천가람은 “이번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결승 골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치러지지 않고, 소속팀이 차출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하는 대회도 아니기 때문에 이금민(브라이턴) 등 유럽파 선수들이 함께하지 않는다. 그만큼 천가람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어릴 적 ‘천메시’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지난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KSPO의 지명을 받았다.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는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비며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동메달이다. 2010년 인천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회 연속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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