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대표팀 “중국·인도가 우리보다 한 수 위... 아시안게임 金 3개 목표”
금메달 66개. 대한민국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남긴 성적이다. 205개를 수확한 중국에 이어 2위. 오랜 기간 한국은 아시아 사격 2인자였으며, 사격은 한국의 ‘금밭’이자 효자 종목이었다. 그러나 현실이 달라졌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며, ‘신흥 강호’ 인도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인도 사격이 한국을 뛰어넘고 아시아 2인자로 우뚝 섰다. 지난달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23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인도는 금6·동4개를 획득, 중국(금18·은7·동6)과 우크라이나(금6·은4·동2)에 이어 종합 순위 3위에 올랐다. 한국은 금메달 없이 은4·동4에 그쳐 23위에 머물렀다.
한국 사격은 이달 개막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그러나 중국·인도의 벽이 높다는 걸 대표팀도 실감하고 있다. 5일 창원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홍승표 대표팀 감독은 “세계선수권에서 중국·인도 경기력이 우리보다 한 단계 위라는 걸 실감했다”며 “단체전보다는 개인전 위주로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그가 밝힌 아시안게임 목표는 금메달 3개. 그는 “우리도 많은 준비를 했다”며 “타 종목과 달리 사격에선 홈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중국이 힘들게 경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일정은 이달 24일 시작해 10월 1일 끝난다. 한국은 33개 세부종목 중 30개 종목에 선수 35명이 참가한다. 홍 감독은 금빛 총성을 울릴 후보로 남자 10m 러닝타겟 정유진(40), 여자 50m 소총3자세 이은서(30), 남자 25m 속사권총 송종호(33)를 꼽았다. 정유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러닝타겟 정상 개인)로,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4연속 입상을 노린다. 그는 2010 광저우 대회 정상 개인 동메달, 2014 인천 대회 혼합 개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정상·혼합 종목에 모두 나서는 그는 “두 종목 석권이 목표”라며 “2연패(連覇) 욕심이 난다”고 했다.
50m 소총3자세와 10m 공기소총에 ‘더블 스타터’로 나서는 이은서는 “두 종목 다 금메달 따고 싶지만, 소총3자세가 더 자신 있다”며 “연습했던 걸 차분하게 보여주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이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인 그는 “지금까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많이 떨어져서 스스로 많이 부족하고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다”며 “최근엔 감이 좋아서 그 감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했다.
송종호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아픔을 항저우에서 씻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올림픽 당시 탄속이 규정에 미달해 경기 도중 실격되는 불운을 겪었다. 그는 “그 일을 겪고 나서 총기 관리하는 법을 더 세세하게 배웠다”며 “장비, 멘털, 체력을 잘 관리해서 경기를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고 했다. 송종호는 이번이 세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첫 출전이었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 금메달을 땄으나, 4년 뒤 자카르타-팔렘방에선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그는 “단체전과 개인전 둘 다 석권하는 게 목표”라며 “세 번째인 만큼 나만의 노하우로 좋은 성적 내겠다”고 말했다.
여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김보미(25)도 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했으나 결선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당시엔 코로나 사태로 인해 2~3년간 국제대회를 뛰지 못하다가 출전했는데, 지금은 국제대회에 많이 나서면서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상태”라며 “도쿄 때보다 성장한 경기력을 보여서 메달권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보니 소음 같은 관중 관련 문제가 걱정된다”며 “중국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훈련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8일부터 창원에서 열리는 경찰청장기 전국사격대회에 출전해 경기력을 점검한 뒤 20일, 22일, 24일 세 차례로 나눠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항저우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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