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알 없는 대포 만드는 우크라…'짝퉁 무기'로 러시아 유인

유철종 2023. 9. 5. 16: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먼지가 자욱한 한 작업장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발사되지 않는 대포, 아무것도 감지할 수 없는 레이더 트럭, 폭약이 장착되지 않는 미사일 등을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직원들의 신원과 작업장 위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비밀리에 방문 취재해 4일(현지시간) 보도한 우크라이나 내 모조품 무기 생산 공장 모습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사일·드론 본뜬 모조품 제작…러 '오인 사격' 유도
우크라이아군 공격하는 러시아 포병 부대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먼지가 자욱한 한 작업장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발사되지 않는 대포, 아무것도 감지할 수 없는 레이더 트럭, 폭약이 장착되지 않는 미사일 등을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작업장 근처 선반에는 이란산 '샤헤드' 자폭 드론의 엔진과 구겨진 파편, 러시아산 '란체트' 드론의 부서진 날개 같은 '전리품'들이 채워져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직원들의 신원과 작업장 위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비밀리에 방문 취재해 4일(현지시간) 보도한 우크라이나 내 모조품 무기 생산 공장 모습이다.

신문은 우크라이나가 실제 무기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미끼용 모조품 무기를 생산해 전장에 투입하면서 적의 탄약, 미사일, 드론(무인기)을 낭비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플라스틱, 버려진 목재, 발포고무, 금속 등의 재료로 만들고 있는 모조품 무기들은 러시아군 드론 운영자들이나 군인들이 실제 군사 목표물로 착각할 만큼 정밀하다.

공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은 러시아군이 지난해 개전 초 잔혹하게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운영하는 철강회사 멧인베스트에서 파견한 직원들이다.

지난해 2월 전쟁 개시 직후 무기 모조품 생산 아이디어를 낸 멧인베스트 고위 관리자 중 1명은 "러시아군이 많은 (가짜) 무기를 발견하면 전진하거나 해당 지역에 포격을 가하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심리전 무기다"라고 설명했다.

멧인베스트 대주주로 우크라이나 최대 갑부인 리나트 아흐메토우도 개인적으로 모조품 무기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산 공격용 무인기 '란체트' [리아노보스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공장 작업자들은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암호화된 메시지로 주문 요청을 받으면 구글에서 관련 무기 이미지를 찾고, 제작에 적합한 재질을 선정한 뒤, 버려진 목재 , 포장재, 오래된 드럼통까지 사용 가능한 모든 물건과 공급받은 재료로 가짜 무기 부품을 생산한다.

완성된 부품들은 운반에 쉬운 형태로 포장돼 최전선으로 운송된 뒤 현장에서 몇십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조립 설치된다.

가짜 무기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는 그것들이 전장에서 얼마나 빨리 파괴되는지로 측정된다.

한 작업자는 "군인들이 우리에게 와서 '물건이 다 떨어졌습니다'라고 말하면 우리가 임무에 완전히 성공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미끼용 무기를 오인 사격하는 것은 러시아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실수이며, 우크라이나에는 적의 공격을 한번 줄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공장은 서방 지원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우크라이나의 무기고에 새로 도착한 첨단 무기들을 본떠 보다 실제적인 모델을 만들기 위해 정기적으로 생산 라인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제 무기 시스템이 내는 열까지 모방하는 기술을 적용해 야간에 열화상을 통해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러시아군을 속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cjyou@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