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줄면 윤활유사업 사라질까…'전기차용 뜬다'
열관리 시장공략 '2040년 시장규모 42조원 성장 기대'
SK엔무브가 윤활유의 영역을 확장하고 열관리 기술을 개발해 전력효율화 시장 선점에 나선다. 내연기관 엔진오일 시장을 넘어 오는 2040년 54조원으로 성장할 전력효율화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다.
전기차 시대 와도 윤활유 수요 안 꺾인다
SK엔무브는 5일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의 브랜드데이를 열고 미래 비전을 밝혔다. ‘전기차용 윤활유’와 ‘액침냉각 기술’ 두 가지가 SK엔무브의 미래를 짊어질 주축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날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용 윤활유를 꼽았다. 박 사장은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알짜기업이자 1위 기업을 넘어 미래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강조했다.
여태껏 SK엔무브의 경쟁력은 ‘유베이스(YUBASE)’라는 고급원료에서 기인했다. 유베이스는 SK엔무브가 독자개발한 고급 윤활기유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40% 차지한다. 회사 전체 수익의 90%가량이 여기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활유 제품에 힘을 싣겠다는 회사의 결정은 해당 시장이 급격한 우상향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역시 2040년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SK엔무브는 2040년 이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일류)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하며 지속적인 준비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관리 플루이드 개발 박차…SKT와 테스트 중
전력효율화 시장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열관리도 선제 공략한다. 여기엔 ‘액침냉각 기술’이 동원된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담가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팬을 설치해 냉각하는 기존 공랭식 기술과 달리 직접적으로 서버 장비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시스템 전체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어 장비의 고장 원인을 줄일 수 있다.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SK엔무브는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액침냉각 시장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SK엔무브의 자체 추산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은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오는 2040년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시스템 발열량 증가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IT 기업들도 액침냉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SK엔무브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은 바 있다.
현재 SK텔레콤에선 액침냉각을 적용한 열관리 시스템 실증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SK엔무브 관계자는 “액침냉각 시스템 성과에 대한 검증 중에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수치가 잘 나오고 있고, 구체적 결과와 관련해선 향후 SKT 측에서 별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SK엔무브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각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역시 개발 중이다.
박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SK엔무브의 고급 윤활기유 경쟁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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