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다영, 어디서부터 어떻게 왜 꼬였나[스경X이슈]

김도곤 기자 2023. 9. 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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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왼쪽부터)-이재영-이다영. 경향신문 DB



이다영(볼레로 르 꺄네)과 김연경(흥국생명)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다영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연경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한 후 그를 저격했다. 김연경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했다.

한때 이들의 사이는 딱히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고, 이다영이 김연경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다영의 김연경 저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들의 깊고 깊은 ‘갈등의 역사’는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격적인 갈등은 그들이 같은 소속팀에 속하게 되면서부터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은 해외에서 활약해 온 김연경을 리턴시켰고, 여기에 이다영을 FA로 영입했다. 이렇게 두 선수가 함께 뛰기 시작했다. 이다영의 쌍둥이 언니 이재영을 잔류시킨 데 이어 이다영, 김연경 영입으로 흥국생명은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NBA에서나 볼 수 있는 ‘슈퍼팀’으로 꼽혔다. 이들의 우승을 부정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12월, 시즌이 반환점을 돌던 시기 이다영이 본인의 SNS에 “곧 터질꼬야아얌. 내가 다아아아 터트릴꼬얌”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팀 내 불화설이 제기됐다. 저격 대상이 김연경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소속팀은 팀 내 갈등이 있었으나 서로 오해였으며, 그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팀 성적도 괜찮게 나오면서 불화설은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점차 좋았던 성적이 떨어지면서 다시 불화설이 제기됐고, 결국 불화‘설’은 ‘설’이 아닌 사실로 밝혀졌다. 김연경과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불화가 있었고,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져나갔다.

사건은 더 큰 사건으로 잊힌다고, 이들의 불화는 곧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그라들었다. 결국 이 학교폭력 사태로 인해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흥국생명에서 방출됐다. 이후 그리스로 떠났다. 이다영은 그리스를 거쳐 루마니아, 프랑스에서 활동했다.

이들의 갈등은 지난 8월 갑작스럽게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다영이 다시 김연경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리그 이적 확정 후 이다영은 출국길에서 김연경을 ‘그 선수’로 지칭하며 다시 사건을 거론했다. 이를 기점으로 이다영의 김연경 저격이 시작됐다.

이다영은 이재영과 함께 찍힌 사진을 게재하며 ‘힘내자. 잘 버텨줘서 고맙고 미안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다영이 공개한 김연경과 메시지 내용. 이다영 SNS 캡처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이재영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며 김연경 저격에 나섰다. 특히 해당 기사가 얼마 되지 않아 삭제됐는데 이에 대해 “알 수 없는 이유로 삭제되었다. 하지만 많은 팬분들이 기사를 캡처해 보내주셨다. 저 또한 진실을 알리고자 기사 내용을 올린다. 증거사진도 첨부했다. 앞으로 증거 더 풀겠다”라고 밝혔다.

이때 이다영은 김연경과 나눈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메시지는 대중들이 다시 한번 이들의 불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이다영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다영은 김연경과 잘 지내고 싶다는 요지의 글을 장문으로 보냈다. 본인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도 알고, 싫은 것도 알지만 잘 지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연경은 “내가 그렇게 해서 힘들고 무섭고 해도 참아. 나도 너 싫고 불편해도 참고 있으니까”라며 간결하게 넘겼다.

김연경과 논쟁만이 아니었다. 이다영은 누리꾼과 논쟁도 벌였다. ‘남한테 관심받는 거 좋아했던 거 아닌가. 김연경 선수 저격하려고 하다가 학폭 터진 거 기억 못 하시나’라는 DM을 받고 “김연경은 예전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살았고, 왕따는 기본이고 대표팀에서도 애들 앞에서 술집 여자 취급하고 싸 보인다고 나가요 나가라고 했다”라며 재차 김연경에게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앞서 주장했던 김연경이 연습 중 자신이 올린 공을 때리지 않았으며,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고 연습 때나 시합 때나 얼굴 보고 욕을 먹었다는 주장을 다시 강조했다.

이다영의 SNS 저격은 계속됐다. 직장내 성희롱 관련 내용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때론 말이 칼보다 더 예리하고 상처가 오래 남는다. 2018년 선수촌 2019년 월드컵 일본”이라는 글을 올려 김연경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남겼다.

이후에는 한국배구연맹(KOVO)에 고충처리사항을 접수한 메일 사진을 게재하며 “공정한 판단과 조사를 기대합니다”라는 말로 김연경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신고는 선수고충처리센터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 직후 이다영은 “성희롱 직장 폭력 KOVO는 그 선수에게 사실 확인했나요? 그리고 기자분 진실이 궁금하면 그 선수에게 직접 물어보세요”라며 다시 한 번 조사를 요구했다.

이다영(왼쪽)-김연경. 경향신문 DB



그리고 오늘(5일) 이다영의 김연경 저격은 정점을 찍었다. 김연경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올리며 “대표팀에서 반복적으로 했던 성희롱, 흥국생명에서 했던 왕따, 직장 폭력, 갑질 행위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리면 가장 숨기고 싶어 하는 그것만은 영원히 비밀로 해줄게요”라며 김연경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연경에 대한 비난이 골 깊은 앙금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다영을 향한 여론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서로의 명예만 허물어뜨린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한편 김연경 측은 “김연경 선수와 관련해 악의적으로 작성돼 배포된 보도자료 등에 강경 대응할 것이며 선처 및 합의는 없다”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도곤 온라인기자 kim201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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