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엉킨 페디와 알칸타라, 최고 외국인 투수 2명의 어깨에 5강 티켓이 걸렸다
NC 에릭 페디(30)와 두산 라울 알칸타라(31)는 2023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 투수들이다. 투수 지표 대부분의 순위권 최상단에 이들의 이름이 걸려있다. 페디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공, 스위퍼를 앞세워 KBO 타자들을 압도했다. 알칸타라는 지난 2년간 일본프로야구에서 더 날카롭게 갈고 닦은 스플리터와 묵직한 빠른공으로 2020년 KBO 20승 투수의 위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페디와 알칸타라는 그러나 최근 스텝이 엉켰다. 페디는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KBO 입성 후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나성범·김도영 합류 이후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KIA 타선도 무서웠지만, 페디 역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7이었던 페디의 평균자책점은 KIA전 한 경기로 2.39까지 치솟았다.
알칸타라는 4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에만 4실점을 했다. 2사 후 니코 구드럼과 노진혁에게 차례로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알칸타라는 이후 6이닝 동안 더 점수를 주지 않고 7회까지 버텼다. 그러나 5강 싸움에 갈 길 바쁜 두산은 1회 4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3-4로 패했다.
NC와 두산은 5강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어쩌면 마지막 1자리를 놓고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릴지도 모른다. 팀 내 대체 불가 자원인 페디와 알칸타라의 빠른 회복이 절실하다.
1점대 평균자책점과 20승에 도전하던 페디는 8월의 시작과 마지막을 최악으로 보냈다. 2일 롯데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KIA전에서 그보다 더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손가락 물집으로 체인지업 그립이 바뀌면서 이따금 흔들리는 날이 나온다. 체력 부담도 걱정이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아직 한 번도 시즌 150이닝을 경험하지 못했다. 2021년 워싱턴에서 133.1이닝을 던진 게 최다다.
알칸타라는 상대 구단별 기록 편차가 보인다. 4일 상대한 롯데를 비롯해 NC, SSG를 만났을 때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LG 상대로는 2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대량 실점했다. 9.2이닝 동안 13실점(7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이 6.52다. 두산은 이들 4개 팀과 17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 알칸타라가 에이스의 책임을 지고 마운드 위에 올라야 할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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