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언급에 본회의장 발칵…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고성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대통령 탄핵 소지가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 /사진=뉴스1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대통령 탄핵'이 언급되자 국회가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가득찼다.

첫 질의자로 나선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권남용한 것이 분명하고 법을 위반한 사실이 분명하다"며 "분명한 탄핵 소지"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탄핵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 의원은 "장관이 결재한 결재안을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총리는 아닐 테고 대통령밖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 발언 직후 여·야 의원 사이에 고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야당 의원은 "특검해야한다"고 외쳤고 이에 여당 의원들은 "말은 가려서 하라" "가짜뉴스" 등으로 맞받았다. 한 총리는 "의원님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많은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지 않다"고 답했다.

국회가 고성으로 얼룩지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자중을 요청하면서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며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날 대정부질문 시작 전에도 "질의할 때 최대한 예의를 갖춰주고 동료 의원이 질의할 때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국무위원의 답변이나 동료의원 질의에 설사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평가는 국민이 하는 만큼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여당도 민주당을 향해 맹공을 이어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며 "15대 대선과 16대 대선에서 가짜 뉴스로 선전 선동을 일삼았던 장본인·가짜 뉴스 전문 국회의원이 민주당석에 앉아 있다"며 "체제를 부정하는 선거공작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엄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야당 의원 사이에선 "부끄러운 줄 알라"는 지적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권 의원에게 "가짜뉴스 유포나 선거공작이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니까 정치·경제적으로 남는 장사가 되고 반복된다"며 "반드시 투명하게 수사해 검찰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