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출입 사절’ 내건 중국 매장…‘오염수’ 반일정서 여전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에서 악화된 반일 감정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염수 방류 직후 중국인들이 일본 대사관이나 학교에 돌을 던지거나 항의 전화를 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일본에 대한 반감 표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5일 중화망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에서는 일본인의 출입을 공개적으로 제한하거나 일본 음식 판매를 중단하는 가게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날 랴오닝성 다롄의 한 고깃집은 ‘일본인 출입 사절’이라는 안내판을 내걸었다. 식당 측은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이라며 “영업에 영향을 받겠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국이 안내판을 철거하라고 요청했지만, 그럴 생각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과거 일제의 침략을 받았던 항구도시 다롄에는 다수의 일본 기업이 진출해있고 일본인 5000여명이 거주하며, 이들은 이 지역 고급 식당의 주요 고객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둥성 칭다오의 빙수 판매점도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직후 20여 종의 일본산 음료와 빙수, 간식 판매를 중단했다. 매장 측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 화가 나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오염수 방류 개시 첫날인 지난달 24일에는 구이저우의 한 남성이 자신이 운영하던 일식 음식점 내부 인테리어를 마구 뜯어내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인테리어를 철거한 게 절대 아깝지 않다”며 “중국 음식점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 직후 온라인에서는 중국 네티즌들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독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중국인들이 일본 단체여행을 예약 취소하는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중국 당국이 일본 단체관광을 허용하자 인기를 모았던 일본 여행의 열기도 급랭하고 있다. 단체관광 허용 발표 직후 국경절 연휴 해외여행 검색어 1위에 일본 여행이 오르고, 관광 상품 예약이 전월 대비 90% 늘었으나 오염수 방류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만간 일본 여행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중국인 응답자 88%가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베이징의 한 여행사는 “오염수 방류 이후 일본 관광 취소율이 50%에 달한다”고 말했다.
항공권 예약 플랫폼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초기인 다음 달 29일 항저우에서 오사카로 가는 항공권 가격은 4269위안(약 78만원)으로, 이달 초보다 2000위안(약 36만원) 떨어졌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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