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데워주니 서늘한 가을에 딱 MZ 홀리는 것쯤은 '약과'지
자르르한 윤기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한다.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 뒤에 마구 터지는 달콤함. 바로 '약과'다.
최근 우리나라 전통 과자 약과가 크루아상, 버터바, 도넛 등 서양식 디저트와 만나 새로 탄생하고 있다. 이 약과의 재부흥을 이끈 것은 바로 MZ세대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옛날 먹거리를 선호하는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유행이 번진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약과를 활용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MZ세대의 복고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인터파크쇼핑이 지난 4월 1일부터 7월 25일까지 식품 카테고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간식류에서 '추억의 복고 간식'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복고 간식은 약과를 비롯한 한과와 엿, 떡 종류로 27%를 차지했다.
약과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20·30대가 압도적이다. CU의 지난4월 약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배 뛰었는데, 구매 고객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니 20대가 40.9%, 30대가 42.2%였다. 10명 중 8명 이상이 20·30대인 것. 약과는 유통업계 전체 디저트 매출 상승세를 이끄는 효자 노릇도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판매 중인 약과 상품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도 같은 기간 약과 매출은 161% 증가하며 디저트 상품군 매출을 견인했다.
약과 출시에 가장 열을 올리는 곳은 MZ세대가 주 소비층인 편의점 업계다. CU는 약과 상품을 업계에서 가장 빨리 선보였다. 지난 3월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와 협업해 선보인 약과 쿠키 2종은 출시된 지 약 3개월 만에 220만개 넘게 팔렸다. 이후 CU는 약과향이 나는 맥주 '이웃집 통통이 약과향 흑맥주'를 내놓으면서 인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GS25는 지난 5월 '약과 연구소'를 신설해 PB(자체브랜드) '행운약과' 시리즈 6종을 내놨다. 이 시리즈는 출시 2개월 만인 7월 말에 1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약과 연구소에서 약과 개발에 매진 중인 GS25는 앞으로도 다양한 약과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또한 디저트, 과자 등 상품 카테고리별 전문 MD(상품 기획자)와 마케팅팀이 힘을 합쳐 약과 상품 7종을 지난 6월에 출시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 하반기 약과를 활용한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박진희 세븐일레븐 간편식품팀 디저트담당 MD는 "약과는 기성세대에게는 정감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간식 취향을 선사하면서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K디저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또한 약과로 MZ세대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이디야커피가 내놓은 약과 크림치즈 쿠키, 약과 버터바 등 '약과 디저트' 2종은 출시된 지 50일 만에 판매량 15만개를 기록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약과에 크림치즈, 버터 등을 접목해 MZ세대 복고 감성을 자극한 것이 흥행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더벤티 또한 최근 가을을 맞아 '약과의 정석'을 선보였다. '약과 오트라떼' '약과 크림커피' '약과 카라멜 쉐이키'와 디저트 2종 '약과 크림 크로플' '통약과 르뱅쿠키' 등이다. 더벤티 역시 약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MZ세대를 공략한다.
식품 제조사도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출시한 '경제적 약과 파이'에 이어 지난달 '약과 도너츠 세트'를 출시했다. 약과에 파이의 바삭함을 결합한 경제적 약과 파이는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개를 돌파했다. 이 인기를 이어가고자 약과 도너츠 세트를 새로 선보인 것. 도넛에 약과 소스를 코팅한 후 작은 크기의 약과를 올렸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쑥, 인절미, 흑임자 등 건강한 재료로 만든 복고 간식을 찾는 '할매니얼'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약과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과는 올가을 건강 관리에도 적합한 식품이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약과는 따뜻한 성질로 몸에 열을 발생시킨다. 약과의 주 재료인 꿀은 성질이 따뜻해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면역력을 높이고 소화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밀가루 또한 따뜻한 성질로 기력을 보충하고 오장 기능을 촉진한다.
단 약과는 열량이 높아 지나치게 먹으면 과체중으로 이어지기 쉽다. 종류마다 다르지만 약과 하나에 보통 150㎉ 정도로, 밥 반 공기 열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포화지방과 액상과당 함량이 높으므로 과식을 삼가야 한다. 이일석 광주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약과 재료와 조리법을 한의학적으로 풀어보면 공통적으로 따뜻한 성질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데 효과가 있다. 단 약과를 많이 먹으면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이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소화력이 좋지 않은 이들은 섭취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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