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 부르는 지구 온도 1.5도 상승까지 5년 321일 남았다…대전에 ‘기후위기시계’ 설치

윤희일 기자 2023. 9. 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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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한밭수목원에 5일 ‘기후위기시계’가 설치됐다. 대전시 제공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상청이 작성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보면 대한민국을 포함한 중위도 지역은 극한 고온이 3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북극·남극을 포함한 고위도 지역의 극한 고온은 무려 4.5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해양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해수면 높이의 경우 평균 0.26~0.77m 상승하고, 산호초의 70~90%가 위험에 빠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의 어획량이 무려 150만t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생태계에서는 곤충의 6%, 식물의 8%, 척추동물의 4%가 서식지의 절반 이상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다면, 언제쯤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할까.

기상청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2023년 9월 5일을 기준으로 5년 321일 남았다고 밝혔다. 약 6년이 지나면, 지구기온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상승해 지구 곳곳에서 기후재앙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지구 기온이 계속 올라가는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 극한호우, 극한가뭄과 이에 따른 대형산불, 극한 폭염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기후위기시계’다. 기후위기시계는 전 세계의 과학자, 예술가, 기후활동가들이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제6차 보고서에 근거해 제작했다.

기후위기시계는 해외의 경우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 영국 글래스고 등에 설치돼 있다. 국내에서는 인천시청, 부산시민공원, 서울 왕십리역 등에 만들어졌다.

이런 기후위기시계가 5일 한밭수목원에도 설치됐다.

지난해 대전으로 부분 이전한 기상청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기초를 다지기 위해 대전시와 공동으로 기후위기시계 건립을 추진해왔다.

기후위기시계는 시민이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직관적으로 이해해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탄소중립을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밭수목원은 다양한 식물 종과 기후변화에 따른 열대식물의 재배 및 연구가 가능한 식물원이 조성돼 있다”면서 “기온을 낮추고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흡수 등 도시 속 거대한 허파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심 숲으로써 기후위기 시대에 국민과의 소통에 적합한 장소라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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