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성장엔진' 항암제 앞세워 '매출 1조' 정조준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9. 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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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매출 4201억원 달성
매출·영업이익 반기 최대 실적
항암 사업은 전년 대비 48% 성장
보령 예산캠퍼스 내 항암제 생산시설 보령

보령(옛 보령제약)이 항암제 사업을 중심으로 매년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연매출 1조원 시대' 개막을 앞당기고 있다.

보령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201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위 제약사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보령은 16%라는 두 자릿수 성장률로 업계 최상위 성장세를 쓰며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게 됐다. 이러한 고성장세를 바탕으로 보령은 올해 자체 전망했던 '매출 8100억원, 영업이익 610억원'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은 전문의약품 비중이 약 80%로, 만성질환 중심 전문의약품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형성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항암제 사업 성장세가 가파르다. 보령은 올해 상반기 항암제 사업에서 106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8% 성장한 수치로, 반기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하게 됐다. 2019년 798억원이었던 보령의 항암제 매출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1606억원을 기록해 3년 새 무려 2배나 오르며 항암제 사업이 보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게 됐다. 올 초 보령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항암제 사업 목표 20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은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이에 보령은 항암제 사업 확대를 위해 전문화된 조직과 인력,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신약 개발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보령 본사 전경 보령

보령은 합성의약품에서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 치료제에 이르는 여러 항암 관련 품목을 구축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 소세포폐암 도입 신약인 '젭젤카주(성분명 러비넥테딘)'를 출시했으며, 오리지널 항암제 '탁솔(성분명 파클리탁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세계 1위 품목인 '그라신(성분명 필그라스팀)'과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 바이오시밀러인 '삼페넷(성분명 트라스투주맙)'과 '온베브지(성분명 베바시주맙)' 등 다양한 글로벌 의약품과 합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령만의 독특한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 등 글로벌 항암제 인수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LBA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으로, 자산화한 제품은 캐시카우 역할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지렛대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보령은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치료제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다양한 오리지널 품목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보령은 전문의약품 부문 내 하위 부서에 속해 있던 'Onco(항암제)본부'를 2020년 5월부터 'Onco부문'으로 독립 및 승격해 운영해왔다. 사내 가장 큰 조직 규모인 '부문급'으로 항암제 조직을 운영하는 곳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보령이 유일하다. 여기에 더해 2021년에는 국내 유일의 혈액암 전문그룹을 신설하며 혈액암 분야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별도로 구축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령은 항암제에 특화된 조직과 전문화된 인력을 바탕으로 남다른 영업 마케팅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령의 세일즈 이후 제네릭 제품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넘어 시장 1위를 차지하거나 시장 점유율이 월등히 높아진 사례가 많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도입한 '온베브지(성분명 베바시주맙)' 역시 올 상반기에만 192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보령은 항암제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자체 항암 신약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 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3중 저해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항암 신약 물질로,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하는 말초 T세포 림프종(PTCL)을 대상으로 한다.

BR101801은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발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완료 예정이다. 지난 임상 1a상을 통해 총 9명의 PTCL 환자 중 1명에게서 '완전관해' 1명, 2명에게서 '부분관해'를 확인하며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

보령은 우수하고 안전한 항암제를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 항암주사제 생산시설도 갖추고 있다. 충남 예산에 위치한 '보령 예산캠퍼스'는 2019년 준공한 보령의 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연간 최소 내용 고형제는 8억7000만정, 항암주사제는 600만바이알(Vial), 물류 4000셀(cells) 등을 생산·물류 처리할 수 있다. 라인을 확대하면 5배 이상의 양도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 2월에는 예산캠퍼스 내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이 EU-GMP(유럽연합(EU)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를 획득하며 제조경쟁력 우수성을 입증했다. 보령은 이번 EU-GMP 인증을 기반으로 항암제 수출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면서, 항암제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항암제 사업의 전문화·고도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항암제와 만성질환 전문의약품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조기 달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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