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싸진다"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의약계 '우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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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7803개의 급여 적용 의약품 가격이 인하된다.
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7803개의 건보 급여 적용 의약품 가격이 인하된다.
한 의약품 도매상은 "노테몬 패취는 약가 인하 전에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데 원료 가격이 오름에도 추가로 약가가 인하됐다"며 "일부 의약품은 추후 제약사가 채산성 문제로 공급을 줄여 잦은 의약품 품절사태가 심화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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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7803개의 급여 적용 의약품 가격이 인하된다. 가격 인하로 인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은 연 3251억원이 절감될 전망이다. 소비자에게 좋을 것 같지만 의약계에선 걱정이 많다. 안 그래도 공급이 부족한 의약품이 많은데 가격이 인하되면서 제약사가 채산성을 이유로 생산을 포기해 의약품 공급이 더 부족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7803개의 건보 급여 적용 의약품 가격이 인하된다. 기등재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에 따라 7675개 의약품 가격이, 사용량 약가 연동협상 제도에 따라서는 128개 품목의 약가가 각각 하락한다. 이에 따른 연간 예상 건보 재정 절감액은 각각 2970억원, 281억원이다.
기등재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는 일회성 조치다. 2018년 고혈압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불순물이 검출된 일을 계기로 국내 제네릭(복제약) 난립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네릭 품질 상향을 위해 복지부가 2020년 약가제도를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위탁생산이 아닌 자체 생산으로 전환 후 제네릭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등록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면 기존 약가가 유지되지만 그렇지 못하고 한 조건만 충족하면 15%, 둘 다 충족 못 하면 27.75% 각각 상한금액이 깎인다. 사용량-약가 연동협상 제도는 건보 재정 안전성을 위해 2007년부터 도입된 것으로 의약품 판매량이 늘수록 매년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약가 인하로 건보 재정이 절감되고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약제비도 줄어들어 이득일 수 있다. 하지만 의약계에서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약가 인하 품목 중 이미 공급이 부족한 의약품이 있는데, 수익성 악화로 제약사가 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미 최근 감기 환자 증가로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긴 의약품들도 이번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돼 있다. 영유아 기침약으로 많이 쓰이는 '노테몬 패취'의 경우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데 약가가 3%가량 인하됐다. 그나마 건보공단이 수급 모니터링 감기약과 항생제에 평균 대비 70% 완화된 인하율을 적용한 결과다.
한 의약품 도매상은 "노테몬 패취는 약가 인하 전에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데 원료 가격이 오름에도 추가로 약가가 인하됐다"며 "일부 의약품은 추후 제약사가 채산성 문제로 공급을 줄여 잦은 의약품 품절사태가 심화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도 중소기업 위주로 가격이 인하된 약 생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약가 인하 대상 품목 중에 중소중견기업에서 위탁생산(CMO)하는 품목이 많은데 이 경우 제약사가 CMO업체에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고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면 약 공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 책정 약가만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에 의약품이 제대로 공급이 안 되는 측면이 있어서 산업계랑 정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수준으로 약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약가가 인하된 품목이라도 동일 성분의 대체 약제의 약가는 유지된 경우도 있고 다른 대체 약품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생산 중단으로 해당 성분 약제 전체에 문제가 생긴다면 내용을 신속히 파악해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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