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태 HUG 사장 "전세금 변제 손실 일시적…보증 여력 확보"
"전세보증금 사고, 금리안정·집값상승 뒤 변곡점"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최근 급증한 전세사고로 대위변제액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 "일시적으로 손실이 확대할 수 있지만 보증 여력 확보에 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5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안정적인 보증 공급을 위해 구상채권 회수 강화, 경영효율화, 선제적 보증사업장 관리 강화 등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올해 전셋값 하락 등으로 인해 보증금 사고가 늘면서 공공이 대신 갚는 대위변제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내놓은 HUG의 '최근 5년간 연도별 대위변제 현황'에 따르면 올해 대위변제를 받은 가구 수는 지난 7월까지 7429가구로 변제금액은 1조65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9241억원)와 비교하면 7271억원 증가했다.
반면 HUG가 회수한 금액은 2442억원으로, 회수율로 산정하면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한 뒤 구상권 청구를 통해 집주인에게 대위변제금을 회수한다. 이에 따라 HUG 재정건전성이 악화해 추가 보증과 대위변제 여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 사장은 "대위변제를 하면 일시적으로 손실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평균으로 봤을 때 경·공매 등이 완료되면 70~80%는 회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위변제금을) 회수하면 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에 회수를 빨리하는 것이 주력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 출자 증액 등을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재무 건전성이 일시적으로 악화하더라도 보증 여력 확보에는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전세 보증금 사고 증가세와 관련해서는 "올해 전세 가격이 지난 2021년과 대비해 많이 하락해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최근 전셋값이 회복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또 향후 금리가 안정되고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경우 전세보증 사고가 변곡점을 지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규제 지역이 전국에 걸쳐서 굉장히 많았지만 이제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는 다 해제됐다"며 "현재 시스템에서 (HUG는) 규제 지역 외에는 특별히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규제 지역을 확대한다면 그에 따라서 분양가가 과도한지 등을 조절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서민주거안정, △주택공급기반 확대와 시장기능 회복지원 △안정적인 보증공급을 위한 재무건전성 확보 △내부인프라 혁신 등이다.
그는 우선 서민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유 사장은 "전세 사기 근절과 피해 예방을 위해 임차인 보호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이달 중 시행 예정인 상습 채무 불이행자 명단 공개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역전세 반환 대출 규제 완화에 따른 후속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례보증 가입을 원활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공급 확대와 시장기능 회복을 통한 주거 안정 실현이라는 국정과제 이행에 힘쓰겠다"며 "주택사업자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고, 소규모 정비사업과 민‧관 협업형 도시정비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구상채권 회수 강화와 경영효율화, 선제적 보증사업장 관리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부 인프라를 혁신하겠다고도 했다.
유 사장은 "올해 창립 30주년으로, 지난 30년간 HUG는 끊임없이 성장해 왔다"며 "향후 30년 또한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받는 HUG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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