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꿈' 물거품 위기…르완다 LTE 독점사업권 박탈 당한 KT

"적자보면서 투자했는데" 르완다, 지난 7월 KT 상대 독점 사업권 박탈 통보
KT 소송 제기…"주주간 계약 위반 사항…정부와 계속 협의"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30일 오전 KT 제2차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 2023.08.30.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가 르완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2013년 르완다 정부와 합작사를 세우고 25년간 LTE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는데,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르완다 정부를 상대로 주주간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KT는 2013년 이석채 전 회장 시절 1500억원을 투자해 르완다 정부와 합작으로 KTRN를 설립했다. 이 회사 지분은 KT가 51% 르완다 정부가 41%를 소유하고 있다. 당시 KT는 2038년까지 25년간 LTE 사업권을 독점 확보하는 계약을 르완다 정부와 맺었다.

KTRN은 이듬해 11월 수도 키갈리에에서 LTE 상용서비스를 시작, 2018년 5월에는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이는 아프리카 최초의 LTE 전국망으로, 르완다 지역의 95%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다 지난해 말 르완다 규제 당국인 RURA는 국가 광대역 정책 사업을 위해 KTRN에 LTE 관련 라이선스 수정 의향을 통지했다. KT 독점 구조 대신 다른 통신사가 진입하도록 바꿈으로써 시장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에서다.

RURA가 관보에 게재한 내용에 따르면, 르완다 정부는 이 문제로 KT와 협의했지만 KT가 라이선스를 개정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 이에 RURA는 7월 사업 독점권을 회수하겠다고 KT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현재 르완다에는 남아프리카공아국의 MTN과 인도의 에어텔이 LTE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장기적인 관점에서 손해를 보고 르완다에 투자한 KT 입장에서는 10년 넘게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고스란히 사업권을 뺏기게 됐다.

KT 측은 르완다 정부와의 관계가 있는 만큼 소송에 대해 말을 아꼈다. KT 관계자는 “르완다 정부가 주주간 계약을 위반한 상황”이라며 “르완다 정부와 현안에 대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KT는 르완다에서의 통신 사업으로 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일각에선 청산 가능성도 제기됐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TRN의 당기 순손실은 ▲2014년 190억원 ▲2015년 287억원 ▲2016년 315억원 ▲2017년 228억원 ▲2018년 292억원 ▲2019년 317억원 ▲2020년 –46억원 ▲2021년 288억원 ▲2022년 275억원 ▲2023년 상반기 283억원이다.

[서울=뉴시스] KT가 르완다 정부와 합작해 설립한 KTRN의 순손익 추이.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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