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없을 것” 백기 든 교육부··· ‘공교육 멈춤의 날’ 갈등 일단락
초등교사 절반 이상 동참·여론 지지 등 영향
교육부가 지난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에 집단 연가·병가를 낸 교사들을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파면·해임 등 중징계와 징계 거부 시도교육감 고발을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교육부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교사들을 지지하는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초등교사 절반가량이 집단행동에 참여하자 대량징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만나 “이번 추모에 참가한 선생님들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교육당국이 선생님들을 징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는 고인에 대한 순수한 추모의 마음과 교권 회복에 대한 열망을 가진 대다수 선생님들의 마음을 잘 알게 됐다”며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한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교사들의 연가·병가를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했던 교육부의 기존 태도를 180도 뒤집은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교사들이 단체로 연가·병가를 내거나 학교가 임시휴업을 하는 것은 불법 집단행동이라며 최대 파면에 이르는 중징계를 내리고 형사고발하는 등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도 여러 차례 이를 ‘위법한 집단행동’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2일 20만명이 넘는 교사가 추모집회에 결집한 데다 4일 예상보다 많은 초등교사가 연가·병가를 내면서 교육부 분위기는 바로 바뀌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4일 “징계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징계에 대한 직접 언급은 삼갔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 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권 확립 등만 이야기했다. 이 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오늘(4일) 추모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5일 “대승적 입장에서 징계를 하지 않기로 한 이 부총리의 결정에 지지와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이 집단행동 참여 교사들을 징계하지 않기로 하면서 ‘공교육 멈춤의 날’을 둘러싼 교육계 갈등은 일단락됐다. 여야와 정부는 당분간 초·중등교육법·교원지위법·교육기본법·유아교육법 개정안 등 ‘교권회복 4법’ 처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고, 민원 처리 책임을 학교장이 지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중대 교권침해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등 여야 간 이견이 있는 일부 각론을 제외하고 7일 법안소위와 14일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이르면 21일 본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
다만 일부 교원단체는 정서적 아동학대를 규정한 아동복지법 17조 5호 자체가 지나치게 모호해 무고 수단이 되고 있다며 아동복지법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당국과 교사들의 마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에 대해서도 예산·인력 대책이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 부총리는 5일 “정책 수립과정에서 현장교사들과 적극 소통할 것”이라며 “매주 1회 장관이 직접 현장 선생님들과 정례적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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