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장 · 국방비서관에 장관도 교체?…안보 공백 우려 없나 [취재파일]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2023. 9. 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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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 2차장과 국방비서관의 교체가 기정사실인 가운데 국방장관도 바꾼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종득 안보실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이종섭 국방장관은 단순한 3인의 관료가 아닙니다.

국방장관은 전군을 통솔하는 지휘관이고, 안보실 2차장은 대통령실의 안보 컨트롤타워이며, 국방비서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을 연결하는 핏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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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 2차장과 국방비서관의 교체가 기정사실인 가운데 국방장관도 바꾼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2차장과 국방비서관 교체 계획은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되고 있고, 국방장관 교체설도 용산 주변에서 말이 도는 품새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임종득 안보실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이종섭 국방장관은 단순한 3인의 관료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3인방입니다. 국방장관은 전군을 통솔하는 지휘관이고, 안보실 2차장은 대통령실의 안보 컨트롤타워이며, 국방비서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을 연결하는 핏줄입니다. 국가 조직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안보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이렇게 2중, 3중의 게이트키퍼를 두는 것입니다.

잘잘못을 따져 사람을 쓸 수야 있지만 새 정부 출범할 때처럼 안보 3인방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좀 위험합니다. 가까이는 홍범도 장군 논란과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사건, 조금 멀리는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와 확장억제 협의, 국군의 날 행사, 그리고 오늘 당장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등 안보 현안이 너무 많습니다. 일시에 교체하면 안보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큽니다. 지금 안보 라인에 필요한 것은 안정적 변화입니다.

떠오르는 신원식 의원과 홍범도 장군 논란

▲ 국회 국방위에서 질의와 답변을 하는 신원식 의원과 이종섭 장관

임종득 안보실 2차장의 후임에는 인성환 예비역 육군 소장이 내정됐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인수인계가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이달 중 교체가 확실시됩니다. 국방비서관은 현역 장성이 맡는 자리여서 10월 하반기 장성 인사 때 후임자가 정해질 전망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 가까이 지났으니 쇄신 차원에서 2차장과 국방비서관을 한 달 간격으로 교체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국방장관까지 함께 교체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차기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입니다. 관련 보도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예비역 육군 중장이지만 정치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는 평을 듣습니다. 작년 10월 국감 중에 처음으로 육사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 지적한, 육사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육군의 한 장성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로 군이 정치에 휘말렸는데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을 일으킨 정치적 장관이 지금 시점에 임명되면 군이 정치의 늪에 더 깊이 빠질 우려가 크다", "신원식 장군이 장관 감이기는 한데, 때를 잘 골라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해군의 한 예비역 제독은 "육사 출신들이야 신원식 의원을 환영할지 몰라도 해군과 공군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특히 등 떠밀려 홍범도함 함명 변경을 검토해야 하는 해군이 홍범도 장군 논란의 원점을 장관으로 모시려면 참 껄끄러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안도 많고, 환경도 안 좋고


장관과 1차장, 국방비서관을 거의 동시에 바꾼 과거 사례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보실장, 안보실 1차장이 건재하다지만 군 통솔과 다소 거리가 있어서 안보 3인방의 교체는 순차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안보 현안이 산적했습니다.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SCM)이 올 가을 서울에서 열립니다. 한미 두 나라의 안보정책을 장관급에서 협의하는 자리입니다. 작년 54차 SCM에서 한미는 대북 맞춤형억제전략(TDS)을 55차 서울 SCM 이전에 확정하기로 하는 등 대북 확장억제를 서둘러 가다듬고 있습니다. 적어도 55차 SCM의 뒷정리를 끝낼 때까지 국방부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한미 확장억제 조율에 도움이 됩니다.

해병대 사건과 홍범도 장군 논란도 이종섭 장관이 어찌됐든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중도 하차하면 발 빠른 승계 주자와 강타자를 앞에 두고 다음 투수에게 공을 넘기는 꼴입니다. 바뀐 투수가 부실하거나 제구력이 안 통하면, 즉 국방부와 군의 손발이 안 맞으면 무더기 실점이 불가피합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가 이번 정부의 장관 용인술과도 맥이 통합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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