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이위안 급한 불 껐지만…중국 부동산 ‘회복세’ 말하긴 멀었다
부동산 부양책 발표 이후 기업들 주가 회복
개발업체들 부채 쌓여있어 여전히 위험 요인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의 발단이 됐던 달러채 이자를 유예기간 내에 상환해냈다. 비구이위안이 닥쳐오는 디폴트 위기들을 가까스로 모면해내고, 중국 정부가 부동산과 증시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만큼 위험요인이 남아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5일 홍콩증시에서 비구이위안은 전날보다 0.98% 하락한 1.01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4% 넘게 급등했던 비구이위안은 상승폭을 되돌리면서 장중 한때 0.97홍콩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달러 채권 이자를 상환했다는 소식에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비구이위안은 디폴트 위기의 발단이 됐던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약 289억원) 상환했다. 지난달 6일 비구이위안은 이자 2250만달러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빠졌는데, 주어진 유예기간 30일 안에는 상환한 것이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1일에는 채권단 회의를 열고 바로 다음 날 만기가 도래하는 약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기한을 3년 연장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비구이위안이 급한 불을 끄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을 받으면서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비구이위안의 주가는 지난달 23일에는 0.70홍콩달러(종가)까지 떨어지며 연초 대비 70% 넘게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1달러 선을 회복했다.
특히, 비구이위안 주가는 위안화 채권 상환 기한이 연장되고,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4일에는 하루 만에 14.61%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증시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다음 날인 29일에도 주가가 12.35% 급등했다. 중국의 또 다른 부동산개발업체 용호와 완커의 주가도 지난달 저점에 비해 8~10%가량 오른 상태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해 있고, 현금 흐름이 막히면서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채가 쌓여있다는 점은 여전히 위험 요인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향후 12개월 내에 갚아야 하는 채무가 150억달러(약 19조9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달러 채권 발행이 가장 많은 중국의 50개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중 34곳은 이미 역외 채무 연체를 겪고 있다. 아직 연체에 빠지지 않은 나머지 16곳도 이번달 지급해야 하는 역외 및 역내 채권의 이자와 원금이 14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계약금 비율 하향 등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에 대해서도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8월 중국 정부 정책은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근본적인 리스크 해소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중국 부동산의 구조적인 공급 과잉 이슈를 감안할때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수요 촉진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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